작약이 피는 뜨락
2023. 5. 25. 06:15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일 년 인고 끝에 활짝 핀 모란꽃
사정없는 비로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일 년을 참아온 서러움에 모든 꽃잎을 내려놓는다.
이 틈을 비집고 작약이 모란인 척
온 세상 등불처럼 천지를 밝히며
화사한 꽃잎을 여는데
날개에 옷을 입혀주던
일기불순이란 술 취한 봄날씨로
분칠도 못한 민낮에 체면이 말이 아닌데
밤새 눈 깜짝 소낙비가 스치듯 지나기자
소스라치게 놀란 작약형제들
그 사이 번개처럼 빗물에 세안을 하니
구겨진 체면에 나 몰라라 하던 나그네
얼싸 좋다 카메라에 요리조리 담더니
양귀비가 뭐 별거냐 네 모습이 양귀비지
예쁘다는 칭찬에
뜨락의 꽃들이 합창하듯
웃음을 터트린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2023.5.23.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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