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괭이눈

2023. 3. 29. 23:09화당리

 

 

 

겨우내 얼었던 계곡이었는데

낭랑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바위틈 사이에 쌓인

모래섬에 새 생명들이 꿈틀대기시작한다.

 

크기는 두어 평 정도로 그 안엔 흰괭이눈과

큰괭이밥, 태백제비꽃을 비롯 개별꽃과 개감수까지

 그리운 얼굴들이 쏙 올라오고 있다.

 

비에 쓸려 내려온 씨앗들이 모인 곳이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식물들이 옹기종기

자라고 있어 이 계곡의 식물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그네의 전용 식물원 처럼

 삼 년 전부터 이곳을 알게 되었고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이곳에서 

 

물소리에 실려오는 봄소리를 들으며

이 아이들과 눈 맞춤으로

즐거움을 얻고 있다.

 

 

 

 

 

 

 

 

 

 

 

 

 

 

 

 

 

 

 

 

 

 

 

 

 

 

 

 

 

 

 

 

 

 

 

 

 

 

 

 

 

 

 

 

 

 

 

 

▲흰괭이눈

 

 

 

 

 

▲개감수

 

화당리 계곡에서

2023.3.29.담다.

 

잎과 줄기에 흰털이 난

식물을 보고 동물을 떠올리기란 그리 쉬운 발상은 아닐 것이다.

특히 전체적인 모양이 아니라 극히 일부만을 비유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식물 이름을 지은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상상력을 가졌다.

혹시 천재들이 아니었을까?

괭이눈이 그렇다.

꽃이 핀 모습을 보고 고양이의 눈을 상상했다.

괭이눈 종류들은 대개 노란색 꽃을 피우는데,

흰괭이눈 하면 어쩐지 꽃이 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 고양이 눈에 이상이 있는 것이니 괭이눈이라고 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꽃보다는 잎과 줄기에 힌트가 있다.

잎과 줄기에 흰털이 있어서 흰괭이눈이라고 한 것이다.

<빌려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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