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란 이런 모습일까?
2022. 11. 1. 09:50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햇살이 좋은 날
집안에서 그리고 길에서 만난 가을 풍경
풍성하기도 하고 조금 쓸쓸하기도 한 하루 나들이었지만
마냥 싫지 않은 모습들이었다.
거미줄에 매달려 바람결에 몸을 맡긴 낙엽
마지막 잎새란 글이 슬쩍 머리를 스친다.
천상으로 떠나나 갈 미물들에게도 한가닥 희망을 안겨줄
곡예사 같은 낙엽
몇 포기 안 되는 배추밭에서 나비의 알에게 먹거리가 되어주고
여치들과 사마귀에게 밤새 이리저리 듣기며 듬성듬성 뚫린
구멍에 시달리지만 며칠 내로 나그네 김장감이 될 소중한 배추가
속살을 꽈악 채워 나간다.
며칠 전 깎아 매달아 놓은 감
곶감이 되기 위해 햇살을 마음껏 온몸으로 받아 만끽하는데
꿀 찾아 헤매는 곤충들이 몰려드는 우물가가 되어있다.
운명을 거스르는 나비도 벌들도 사랑하는 장소로 말이다.
천남성 열매
이름을 알 수 없지만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만나는데
붉고 아담하고 다닥다닥 붙어 맺힌 열매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나그네 배추밭
30포기를 심었는데 실제 소득은 20포기 정도가 될 것이다.
까마중 꽃
작고 앙증스러운 모습이지만
이 추위에도 꽃을 피워내니 말이다.
나그네집 땔감으로 쌓아 놓은 참나무에
버섯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난다.
곶감이 되는 과정에서 만난 귀인들..
장미도 한송이 피어 가을 대열에 함께한다.
하루 종일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만난 모습들이지만
역시 가을 냄새가 고소하게 풍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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