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아.. 가을이 떠나간다.

2022. 11. 9. 13:02구르미 머무는 언덕

 

 

 

풍만했던 여름날

물 오른 푸르름이 넘치던 

나뭇잎들이었지만

 

녹색으로 보듬던 태양이

변심하는 바람에

온몸이 붉게 타들어 가는데

 

오색 찬란한

핏빛으로 물든 내 모습을 찾아다니며

인간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너는 아느냐?

피를 토하는 빨간 단풍의 고뇌

나의 아픔을

 

 

 

 

 

 

 

무슨 새일까?

우르르 몰려들어와 땅에 떨어진

꽃씨를 주어 먹고 있다.

 

 

 

내년 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이나 하는 것 같은 뿔나비

 

 

 

 

 

 

 

 

 

 

 

남방부전나비

봄 여름철엔 날개 편 모습 보기 어려웠는데

떠나가는 날을 기다리는 듯 앉기만 하면

날개를 펼친다.

 

 

 

추위로 날기도 힘겨워 하는 벌들이지만

꿀을 먹기 위한 몸부림이 안타깝다.

 

뜨락으로 날아온 먹거리 갓나물이

어느덧 자라나더니

자식을 마음껏 품었다.

그리고

가을이 멀리 떠나간다.

 

장미도 꽃송이를 매달고 있지만

서리를 몇 번씩 맞았고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에 그만..

 

꽈리.

이 생명 다하도록

열매를 맺었건만..

풍선껌 씹는 재미로 찾는

여인네들이 없네.

 

꽃범의 꼬리..

가을은 떠나가고

겨울이 오니

쓸슬함이 엿보인다.  

 

선 머슴처럼 자란 잔디밭에도 

단풍으로 물든다.

 

가을이 떠나간다.

 낙엽 밟는 소리에 시인이 되지만

나그네는 매일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내느라

허리가 꼬부라진다.

 

꾀를 부리면.

사람이 살지 않는 집처럼 보인다며

마누라 잔소리에

 

온 마당 주름잡던 낙엽들

추풍 낙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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