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이 익어간다.

2022. 11. 27. 10:03구르미 머무는 언덕

 

 

 

상주에 내려가 감을 사 깎아 매단지 35일 된 곶감

비도 거의 오지 않고 밤엔 춥고 낮엔 선선해 

먹기 좋게 익어간다.

 

감을 깎은 후 유황 훈제하면 익는 동안 벌레는 물론

색깔이 예쁘다는데 팔 곶감이 아니기에 

익어가는 곶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친구들이 놀러 온다.

벌들과 마지막 천상열차를 놓친 나비들과

이름모를 곤충들 놀이터 노릇을 하는데

 

따듯한 햇살에 익어가는 곶감들 

누가 누가 더 잘 익는지 시합이라도 하듯

주황색 소곤거림에 하얀 분칠을 해 나가며

 

시집갈 준비에 들어간다.

 

며칠 후면 자기들 돈으로 산 몫으로

아래동서네 200여 개

친구에게 200여 개

나머지 400여 개는 나그네 몫으로

 

울 마누라가 인심 쓸 

선택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 이웃집 감나무에 매달려 있는 못난이 감들

먹기 좋게 익은 감은 모두 따고난 후

못났다고 새들도 거들떠 보지 않는 감들..

 

작년과 재작년엔 거의 보지 못했던

사람으로 치면 육손이 처럼

유전적인 결함으로 태어난 것도 아닐 텐데

 

무슨 연유일까?

기후 변화로 아니면 오염으로 

농약의 저주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못난이 감들

언제 어디서든 인간들의 저주로

이렇게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요상스럽고

가엽게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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