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목련화야
2022. 4. 9. 21:44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언제쯤 꽃잎을 열까?
365일 기다림이 한계점에 다달았을때
불쑥 한송이 우아하게 피어 오른다.
도도한 인연처럼 꽃잎을 열면
태어나지도 않은 손녀를 만나듯
가슴을 쿵쾅거리는 기다림
취한듯 먼 곳을 응시하는 동안
머리칼 보이듯 목련이 꽃잎을 열면
나 보기가 무섭게 달려드는 곤충들
하얀 드레스 옷에 흠집을 내며
천적들이 스치고 지나간 자국
몸 보시로 상처가 심히 아플 것이다.
바람결 은은한 향기로
온 천하에 고하는 순백의 깊은 자태
짧은 생 큰 발자취를 남긴 목련화
소슬비가
목련꽃 봉오리에 내리며 사랑을 그려내고
고운향기 들킬라 고이 간직한
목련꽃이
큰 눈망울로 꽃잎을 열며 봄을 토해낸다.
사월의 신부처럼
하얀 면사포로
고운 자태 너울너울 사랑을 갈구하지만
생은 굵고 짧게 사는 거야 라는듯
달걀꽃잎 처절하게 떨구며
삼일천하
화려하게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봄은 내 사랑
내년에 하얀 면사포 쓰고
다시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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