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채워주던 화목보이러 나그네를 울렸다.

2021. 12. 15. 16:56구르미 머무는 언덕

 

 

 

일요일 아침부터 보일러가 병이 났는지 보일러실 바닥으로 

콰르륵 소리를 내며 시도 때도 없이 물을 토해낸다.

사람들도 먹고난후  이상이 생기면 토해내는 것처럼 말이다.

 

시골생활 10년만에 처음 겪는 놀라운 광경이다.

일요일이라 보일러 기술자분들 연락이 닿지 않으니

나그네 할일이란 그져 허둥대는 것일뿐..

 

내일부터 추위가 몰아친다는데 보일러 고장으로 얼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철없는 생각에 급한 마음만 앞선다.

토해낸 물을 퍼내면서 고장원인을 알아야 대처할 수 있겠는데

 

여러 사람들 자문을 받으니 순환 펌프를 언제 설치했느냐고 하기에

10년이 되었다고 하니 우선 펌프를 교환하란다.

그런 후 에어(공기)를 빼면 된다고 해 순환 펌프를 교환하고

 

에어(공기)를 빼는데 뜨거운 물만 나올 뿐 에어 빠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탱크로 주입되는 물통에서 물을 토해내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어를 뺏으니 나그네 생각으로는 다 고친 것으로 

밤을 보냈으니 얼마나 미련한 짓을 했는지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밤새 또 물을 토해내는데 대책이 안 선 다음날

겨우 기술자를 모셔와 상태를 보여 드렸더니 큰일 날 뻔했단다.

탱크에 물이 없는 상태로 불을 계속 지폈으니 과열로 불이

날번 했다고 말해주니 소름이 끼친다.

 

화목으로 난방을하는 농촌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가 순환 펌프

고장으로 물이 순환되지 못하거나 에어 발생으로 물을 밀어내지 못해

보일러 전체가 과열되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다면서

 

이 상태에서 불이 나지 않은

것을 보니 다행이라며 연말에 운이 좋았단다.

 

집을 비울 때 순환 펌프가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외출을 하라면서 화목보일러의

방심이 큰 화재로 연결된다니 나무만 집어넣으면 난방이 되는 줄 알았던 나그네

매일매일 순환 펌프의 고장여부를 불침번 서듯 확인해야겠다.

 

 

 

 

 

 

 

불타는 화목 보일러

이글거리며 온 몸을 태우며 겨우내 나그네 집안을 

따듯하게 데워주는 보물 같은 화목 보일러

 

떼어낸 온수 순환 펌프

알고 보니 순환 펌프의 고장아 아니었고 성능도 멀쩡 하다고 

판정을 해 준다.

그래도 새것으로 갈았으니 몇 년간 마음을 놓을 수 있겠다.

 

고장 난 줄 알았던 순환 펌프를 떼어내고 난 후 새롭게 산 펌프와 온도 조절기

펌프는 새로 갈았고 온도조절기는 이상이 없어 달지 않았는데

떼어낸 펌프도 멀쩡하다고 한다.

떼어낸 펌프도 10년 아상 돌고 돌았는데도 멀쩡한 모습을 보니 

펌프를 만드는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겨우내 나그네 집안을 데워줄 참나무

조금씩 잘려진 나무들은 화목보일러의 밥이 된다.

 

소방헬기가 물을 싣고 어느 화재현장으로 날아간다.

나그네 방심으로 불탈뻔한 우리 집에 문제가 생겼다면 불자동차가 

달려올 것이고 산에 불이 난다면 소방헬기도 날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