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가 영그러 간다.

2021. 7. 20. 23:10화당리

 

 

 

 

하늘이 무너질 듯 퍼붓는 소나기로 잠시 더위가 물러가지만

햇살이 만드는 수중기로 더위는 제자리걸음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

 

하늘이 파랗게 보일때면 심술쟁이 흰구름도

덩달아 나타나 묘한 그림을 그려내고 짙은 녹색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오늘따라

시원하게 다가온다.

 

나그네 산책은 건강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비를 찾는

일로 변질되었지만 바람도 새도 지친 더위에 놀라서일까?

 이맘때쯤 나타날 나비들도

모두 피서를 떠났을까? 조용하기만 하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임도 양편으로 수없이 피어나고

 열기 속에서도  달달한 향기를 만들며 산속을 풍미하는 칡꽃..

밤꽃이 지고난 후 밤송이가 탁구공 크기로 자라나

가을에게 추파를 던진다.

 

어미 몰래 멧돼지 새끼들이 소풍을 나왔는가 보다.

며칠 전 우리 집 곰순이가 잡았던 새끼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나그네 보고 놀라는 모습을 담다보니 별무소득이다.

 

위협이 되지않는 새끼들이라도 그 자리에 있을수 없다.

주변에 어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아나며

어기정 걷던 두 다리에 모타를 장착한듯 

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난다.

 

 

 

 

▲칡꽃

 

 

 

 

 

 

▲멧돼지 새끼들

 

 

▲우산나물

 

▲큰흰줄표범나비

 

▲애물결나비

 

▲등골나물꽃

이 꽃이 피면 왕나비가 보인다는데

머지않아 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타하리

 

▲엉겅퀴

 

▲원추리꽃

 

▲흰나비들이 땅에서 미네랄을 흡입하는 장면

 

 

 

▲누리짱 나무?

 

▲꼬리조팝나무꽃

 

▲임도에서 내려다 본 자연인의 집

이렇게 살아야 지연인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전기도 라디오도  tv도 핸드폰도 없는 낡은 자전거만이 유일한

사회와의 소통의 도구다.

 

 

 

 

'화당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속 동물들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0) 2021.09.13
산책에서 만난 친구들  (0) 2021.07.27
단종임금이 울고 넘던 뱃재  (0) 2021.07.16
비 그친 오후3시  (0) 2021.06.19
나그네의 전용 산책길에서  (0) 202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