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6. 12:01ㆍ나의 글
콧등을 실룩거리도록 바람에 실려오는 비릿한 향기
찔레꽃도 아카시꽃도 모두 먼길 떠나자
밤꽃이 긴 꽃술로 남정네 향기를 뿜어낸다.
청상과부들 밤잠을 설치게 한다는 밤꽃의 유혹
허벅지를 찔러 욕정을 참았다는 비릿한 향기
이 맘 때면 산수국도 여름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작년에 피었던 헌 꽃이 매달린 산수국
새로 핀 꽃망울로 산수국 꽃 흉내를 내보지만
피는둘 마는둥 제자리걸음이었는데
머리카락 보일듯 하더니
6월이 중순을 넘기자 여기저기서 꽃을 터트린다.
붉고 보랏빛 분홍색으로 산속을 밝히면서.
무언가 연상되는 수더분한 산수국 꽃에
실천도 못하는 상상에 빠지는 나그네
꽃 모습으로 머리핀 만들어 돈을 버는 꿈 말이다.
양성 꽃(진짜 꽃)과 무성 꽃(가짜 꽃)으로 구성된 산수국 꽃
벌과 나비를 모으는 무성 꽃(가짜 꽃)이
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유혹하는 모습을 보고.
야생화에 대한 농업인대학 강의 시간
헛꽃이 하는 일은 사창가 삐끼 역할이라며 어스레를 떠는
강사의 말에 폭소를 터트린 기억이 새롭다.
6~7월이 되면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꽃들
산책길에서 만나는 새로운 기쁨
바로 산수국의 아름다운 자태다.
이곳저곳에 피어난 산수국의 보랏빛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이 꽃은 좁쌀처럼 생긴 진짜 꽃(유성)들로
유성 꽃송이 가장자리에 돋보이게 크게 보이는 또 다른 꽃
곤충을 유인하는 가짜 꽃(헛꽃)이 눈길을 끈다.
가짜 꽃 헛꽃은 진짜 꽃의 암술과 수술을 수분시키기 위해
곤충들을 유인하는 가짜 꽃(암수술이 없는 무성)으로
꽃집에서 파는 화려한 “수국”이 산수국의 헛꽃을
육종 변형시킨 것이라 한다.
산수국의 본래 색은 분홍색으로
이곳저곳에 하얀 노랑 보랏빛 산수국이 곱게 피어있는데
이유는 산수국이 지닌 “델피니딘“이라는 색소 때문으로
이 색소는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색을 변형시키며
산성토양에서는 알루미늄 이온을 흡수해 파란색으로 보이게 하고
다른땅에서는 노랗게도 하옇게도 피어 다양성을 보인다.
헛꽃은 진짜 꽃(좀 쌀처럼 생긴 유성 꽃 )이 곤충들로 인해
수분을 하면 색깔이 흰색으로 변해가며 하늘을 보고 있던
헛꽃이 뒤집어져서 뒷모습을 보이는 특성이 있으며
다시 말하면 두 꽃이 모여 원반 모양의 꽃차례를 만드는데
가장자리에 화려한 가짜 꽃은 암수가 퇴화하여 열매를 맺지
못하고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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