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의 일생

2021. 5. 6. 08:54아침을 열며

 

 

 

딱 한그루에 달린 모란꽃

올해 한송이로 피었지만 풍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노란 수술을 품고 하얀 분칠로 시인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비단결 몸매로 요염하게 피었습니다.

 

꽃봉오리가 꽃잎을 열기시작 활짝 피는데 약 7분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자연의 섭리지만요.

 

꽃잎 틈새로 벌들이 사랑의 미로를 탐방하고

온 몸으로 사랑을 나누곤  기진맥진 사라지면

 나야 나 하며 이 벌 저 벌들이 당차게 입방합니다.

 

금빛햇살로 꽃잎을 크게 벌리면 벌떼들이 몰려옵니다.

벌들은 무슨방법으로 동료들을 부를까요?

참으로 신비스러운 동식물의 세계지요.

 

모란이 피기까지 추위에 시달리고 비바람을 이겨내며

한바탕 꽃잎을 열어 벌들을 포용하지만

밤새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어찌하면 좋을꼬?

밤새 내린 비바람에 온몸이 만신창이에

모란이라 부르기엔 몰골이 너덜거리는 거지행색처럼

미색에 금이 갑니다.

 

모란의 일생

그래도 수많은 벌들에게 온몸을 보시하고

나그네 부부에게 기쁨을 주고 하직인사를 준비하니

자기 몫은 다 해낸 것이 아닐까요?

 

 

 

 

 

 

 

 

 

 

 

 

 

 

 

 

 

 

 

 

 

 

 

 

'아침을 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오는 날의 소경  (0) 2021.05.18
푸른부전나비가 춤추는 날에  (0) 2021.05.09
매화말발도리와 친구들  (0) 2021.05.01
봄이 영그는 어느날에  (0) 2021.04.21
덕동계곡에선 무슨일이  (0)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