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1. 07:21ㆍ아침을 열며
일주일 전
나그네의 손 아래 동서 부부가 몸에 좋다는 무공해 쑥을 찾는다.
연녹색으로 영글어 가는 울 동네 임도
"배재 고개" 주변에 겨울을 박차고 자란 쑥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쑥을 뜯는 부부의 손놀림이 신공에 가깝지만
일 년 먹을 수 있는 양을 채우기엔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지
다음에 다시 뜯으로 오겠다며
흡족한 표정으로 꾸러미를 챙긴다.
우유 한잔과 쑥떡으로 먹는 아침식사
쑥 인절미의 재료, 쑥 뜯는 노동은 아무렀지도 않다는 듯
물론 나그네 부부도 함께한 임도에 봄이 활짝 기지개를 켠다.
못내 아쉬움을 안고 떠나는 진달래 그 주변에 줄딸기가 활처럼
휜 모습으로 매단 꽃이 벌과 나비를 부른다.
산책길에서 나그네의 목축임을 했던 산딸기의 시큼 달달한
맛 생각에 침이 고인다.
양지꽃이 곳곳에 노랑물들이고 눈에 익은 야생화들과 산 벚꽃들도
연녹색 잎사귀를 매달고 꽃이여 안녕이란 듯 파란 하늘에 미소를 남긴다.
새들도 짝짓기 계절이라 날개 짓에 활기가 넘친다.
여러 종류의 제비꽃이 눈길을 끈 다
하얀색 보라색이 돋보이는데 그 종류만도 여러 종이지만
이름도 다양해 그 몫은 전문가에게 맞기고 우리들은 그냥 제비꽃으로
불려졌으면 좋겠다
구슬붕이도 제철을 만난 듯 앙증맞게 임도 숲 곳곳에 숨은 듯 피어있다.
자세히 안 본다면 제비꽃으로 볼 만큼 작은 몸매에 다닥다닥 피어
파란 하늘을 향해 쌍나팔을 불어댄다.
꽃들 떨어지자 또 다른 볼거리 연한 녹색을 자랑하는 잎사귀들이
꽃 대신 우리들의 눈을 정화시키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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