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네
2018. 11. 24. 22:38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2018,11,24
첫눈이 내리네/오공
개들도 맨발로 뛰쳐나와
눈 오는 것 반기는데
오감이 무뎌진
내 감성에도
싫지 않게 눈이 내리네
멈 출 줄 모르는
첫눈이
11 cm 쌓여만 가는데
그만 내려도
설레이는 마음 변치 않을텐데
눈치 코치 없는 하늘아
브레이크도 없는지
멈출 줄 모르네
쌓여만 가는 눈
치울 생각에 촌부의 허리가
지근지근 거리는데
야속타
첫눈아
그만 좀 그치면 안되겠니?
빈 장독대 위에도
눈은 쌓이고 또 내리네
길가에도 하염없이
눈은 쌓여만 가지만
내일이면 흙탕물로 지져분해질 것이다.
겨우내 울집 난방을 책임질 참나무 위에
하얀 이불을 덮어주네
잔디밭
임자없는 의자에도 소복히
눈이 쌓이고
겹벚나무에도
꽃이 그리운데
살포시 눈꽃이 피었네
동네 어귀에 만들어진 눈사람
투박하게 만들었지만
나이자신 분의 솜씨치곤
짙은 눈섭이
만든분의 자화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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