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뜨락에선

2018. 10. 7. 13:24뜨락에 핀꽃들







지금 뜨락에선/오공


태풍 콩레이가

남부지방에 아픔을 안기며 소멸되었다는데

내륙에선 하루 종일 가랑비만 내리고

태풍의 콧빼기도 볼 수가 없었네.


비바람에 떨어진 가랑잎과 밤톨들이 그나마

가을태풍 콩레이의 흔적일 뿐

사그락 낙엽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비 그친 다음날 코발트색의 하늘엔 한반도를

연상시키는 구름이 통일을 염원하듯

두둥실 수놓고


울집 뜨락엔

비에 젖은 다알리아가 햇살에 몸을 말리고

 메리골드 코스모스 과남풀들로

뜨락이 웃음꽃이 피는 사이


백일홍이 여름 내내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가을 저 편에  찬 서리 내릴 때 까지

끈질긴 삶을 이어갈 것이다.


뜨거운 여름을 이겨낸 나비가 고단한 몸을

꽃들에게 기대며 찟겨져 버린 날개로

가을이여 안녕을 고할즈음


금강산 설악산을 불태우던 단풍놀이가

수 많은 사연을 싣고 나의 뜨락을 물들이며 

가슴시린 감성을 쏟아낼 것이다.








꽃잎을 열면서까지 마지막 꿀을 빨아먹는 모습에서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낄수 있겠다.







백일홍..

뜨락에서 가장 오래도록 꽃피운다.

백일보다 더 오래도록..







찔레꽃이

열매를 맺으며 가을에게

향기를 배운다.






고려엉겅퀴

날개짓에 힘이 없어도 겨울양식을 마련하려는

벌들 모습이 가상하지만 인간들은 이 꿀을

사정없이 탈취해 버린다.








한송이 장미에게서 사랑을 구걸하는

여치?






배초향

가을의 전령사 같은 꽃잎을 야리야리하게 꽃피운다.










미국자라공







두릅나무잎

가을은 이렇게 생겼노라며

무늬를 그려낸다.









과남풀

큰용담으로 불렸는데

비슷한 꽃들 모두 과남풀로 부른단다.













태풍이 오던날

비를 맞으며 태풍을 향해 미소로 맞선다.







다알리아

여름내내 뜨락을 지키더니

 아름답고 커다란 미소로 늦가을을

맞이할 것 같다. 









 9월12일 태어난 병아리들이(아래사진)

10월7일 현재 위 사진처럼 컸다

아직도 어미품이 그리운지 밤엔 어미 날개밑에서

고개만 내밀고 잠잔다.





  






날개 떨어진 나비

고단한 삶에 그만 생을 다 할 것 같다.


 





뜨락엔 아직 많은 꽃들이 눈을 즐겁게 해 주지만

머지않아 늦가을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이고


내년엔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뜨락으로

다시 찾아오겠지 그때까지 너무나 그리울 것이다

고생했고 사랑하고 사랑했단다.






'뜨락에 핀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샤스타데이지  (0) 2019.05.25
층층갈고리둥굴레  (0) 2019.05.18
왕원추리  (0) 2018.07.16
빗물이 그려내는 수채화  (0) 2018.07.09
수채화속에서 춤추는 꽃양귀비  (0) 201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