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속에서 춤추는 꽃양귀비
2018. 6. 8. 12:32ㆍ뜨락에 핀꽃들
수채화속에서 춤추는 꽃양귀비/오공
작년에 떨어진 씨앗이
대를 이어 주체하기 힘든지
벌 떼처럼 고개를 쳐들며 꽃망울을 터트리는 양귀비
빨간 립스틱 칠한 듯
진한 꽃잎이 바람에 하늘거리면
벌과 나비들 자석에 이끌리듯 꽃속으로 코를 박는데
사람의 코로는 알아낼 수 없는 무 향기지만
벌과 나비들은 연신 빨대를 꽂으며
꿀을 찾아낸다.
연신 꽃잎이 떨어지면
다른 꽃봉오리들이 수류탄 터트리듯
수 없이 빨간 얼굴을 내밀며 날 좀 봐 달란다
꽃잎이 다 떨어진 씨방들은
의연한척 꽃잎을 털어내고 생긴대로 서 있지만
쓸쓸함이 씨방 얼굴에 스쳐지나 간다.
그래서 그 얼굴에
코를 그리고 눈에 먹칠을 하니 입도 그려달라고
입술을 쪽 내미는 씨방..
으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