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5. 11:46ㆍ나의 글
초복역을 떠난 꽃 열차가 중복역을 향해 달려간다./오공
불타는 열기 앞에서 꽃들은 말라만 간다.
비 내리기를 학수고대 하지만
하늘에선 응답이 없다.
장마가 길어지면
열화같은 햇살에 머리카락 빠져도 좋으니
제발 비 그쳐 달라는 인간들..
불볕더위에 땀범벅에 정신이 혼미해지면
큰 피해 없이 넘쳐나도 좋으니
태풍이여! 오라고 절규한다.
비 좀 내려주소서
간사한 인간들의 애절한 바램에도
눈도 깜짝 안하는 하늘
초복역을 떠난 꽃 열차가가
내일 모래면 헐레벌떡
중복역에 도착할 것이고
열기를 식혀줄
일기예보엔
붉게물든 지도만 불타 오르고
늙은이들이 온열 속에서 죽어간다는
이 찜통 속에서
작열하는 뜨거운 열기를 한가득 실은 꽃 열차
말복역을 향한 칙칙폭폭 힘겨운 기적소리에
까치발 가을은
말복역을 향하는 꽃 열차를
힐긋힐긋 보며 갈색 추파를 던질 것이다.
뜨거운 열기속에서..
장하구나
참나리가 뜨락을 점령해 버린다.
후록스
달달한 향기를 바람에 실려보내자
곤충들이 몰려들고
다알리아가
뜨락의 꽃들을 내려다 보며
꽃중에 꽃이라 외친다.
재작년에 이어 내년에도 백운면 아는 분들께
다알리아 뿌리를 나누어 줄 예정이고
백운면 전 마을이 다알리아로 심어져 아름다운
마을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접씨꽃을 보고
많은 분들이 시를 만들어
시인 행세를 한다.
기생초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정말
기생다운 기품과 면모가 보인다.
자주달개비
후록스
다른집에 핀 꽃이지만 너무 예뻐
모셔보았다
널 사랑하기엔 너무 도도하지만
향기 그윽한 그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어도
그리워
일년을 기다렸다네.
에키네시아와
루드베키아
하얀 접씨꽃
새벽에 꽃잎을 열고
햇살이 퍼지면 꽃잎을 닫는다.
황화코스모스
인동초가 그리울까?
나비들이 잎새에 앉아 입마춤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 범부채
하루만 꽃피는 범부채가 아래 그림처럼
꽃잎을 돌돌 말아 올리고 열매를 맺는다.
원추리
이 아이도하루만에 꽃잎을 닫는다.
하루를 위해 고난의 여정을 마다하지 않는다.
삼잎국화
장미가 불볕 더위에 빨간 입술로
여름을 유혹한다.
풍접초..
일명 족두리풀로 알려져 있으며
늦가을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설악초
며칠만 기다리면 하얀서리가 내린듯
아름다움을 펼쳐낼 것이다.
창고앞에 핀 루드베키아
양귀비
봄부터 여름내내 사람과 곤충들의 사랑에 시달리며 보낸
고단한 삶을 뒤로하며 꽃 열차에 동승한다.
하늘거리는 꽃잎에서 곤충들의 구애속에
아름다운 사랑의 밀어, 맘껏 미모를 자랑했을 것이기에
그 모습 내년에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채송화
매미소리가 간혹 들리고
잠자리가 어른거리면
채송화 꽃이 살포시 꽃잎을 연다.
봉숭아
어렸을적 여자들의 메니큐어였었는데..
봉숭아 꽃에 백반을 넣어 만든 즙을 손톱에 얹어
하룻밤 자고나면 곱게물든 손톱에 탄성을 질렀는데..
도시분들은 이제 봉숭아꽃 보기가 힘들 것이며
시골에서나마 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봉숭아와 분꽃등 여러꽃들이 옹기종기 핀 장독대에서
반들 반들 광을 내시던 어머님 생각에
마음이 울컥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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