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뜨락

2017. 5. 11. 18:44구르미 머무는 언덕




춤추는 뜨락/오공



긴 가뭄 감질나게

  밤새 금쪽같은 비가 내린다.

새 발에 피처럼



구름아!

너 지금 갑질하는 거냐?

분통을 터트려 보지만



그게 어디냐고

금비에 뜨락의 꽃들이 아우성이다.

 


모란이 하얀 얼굴로

노랑꽃창포에

이 꽃 저 꽃들이 활짝 웃으며



 누가 누가

예쁠까 자랑질에

 뜨락이  꽃바람에 너울너울 춤바람 났네.


 





뜨락으로 시집온  큰 으아리가

큰 며느리답게 의젓하다.









노랑꽃창포도

올해 처음으로 방긋 웃는다.

옛날 어머니들이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다고 한다.









화살나무 꽃이다.

아주 작아 확대해 찍어보니

나도 꽃이요 그런다.









주황철쭉이 핀다

철쭉의 제왕답게

카리스마가 엿보인다.









오늘 처음으로 꽃잎을 연 모란이

하얗게 웃는다.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클레마티스도

한송이로 만족하지만

다음주내로 많은 꽃을 피워낼 것이다.









마가목 한그루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아는분 권유로 3년전 심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꽃을 선뵌다.









작약의 꽃봉오리가 금방 터질 것 같다.

낭랑 18세처럼 말이다.

함박꽃이라고도 함







하얀 철쭉이

흠뻑 비를 맞으며

님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아주가(아주가 렙탄스)가

나는 어떠냐는 듯

보라색 웃음을 짓는다.










불두화

몸집을 키워 가는데

다음 주나 되어야 햐얗게 피어나겠다.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나?








꽃잔디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 양쪽으로 피어

달콤한 향기를 쏟아낸다.








매발톱

흔한 꽃이지만 초봄부터 지금까지

고개를 숙여 겸손을 떤다.







패랭이

이제 막 한 송이를 꽃피우는데

얄밉도록 아름답다.







층층나무꽃

가지가 수평으로 돌려 퍼지며 햐얀꽃을

피우는데 산속을 그림처럼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