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남쪽엔 봄이라는데
2017. 3. 8. 13:16ㆍ나의 글
산넘어 남쪽엔 봄이라는데/오공
남쪽엔 한달전부터 변산바람꽃의 화려한 미소로 봄을 알려 왔는데
울 동네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는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날줄 모르고 매화꽃도
꽃봉우리만 겨우 매달고 추위가 물러 가기만을 기다리며 달달 떨고있다.
산모퉁이를 힘겹게 돌아 더디게 다가오는 봄은
어렵사리 버들강아지에게 봄소식을 전하고
매실나무에선 추위를 무릅쓰고 작은 꽃망울을 매달고
봄의 따사한 햇살에 몸을 의지하고 있지만
추위가 갑짜기 찾아온다면 꽃망울이 얼어
버릴텐데 추위가 오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원해 본다.
버들강아지 수꽃이다.
피어난 꽃술은 바람에 날아가고 그 자리에 새싹이
파릇 파릇 돋아날 것이다.
울동네의 새벽은 영하8~9도를 오르 내리며
오는 봄에게 심술을 부려보지만 역부족인듯 낮에 부는 바람속엔
봄냄새가 과일향처럼 스쳐간다.
해발 350m인 울 동네는 남쪽보다 한달정도는 늦게 봄을 그려낸다.
다른 곳에선 한달전부터 가녀린 꽃대에서 노루귀가 방실거리며
춤을 춘다지만 울집의 노루귀 무리는 아직 땅속에서 잠을 자며
수선화만이 새싹을 힘들게 밀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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