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2012. 9. 7. 23:24나의 글

 

사노라면/오공

 

마음의 고향 시골이 그리워 승냥이들이 우굴 거리는 도심을

떠나 손바닥만 땅에 집을 지어 아내와 함께

친환경 채소를 먹을 만큼 심으며 일 년째 살고 있다.

 

 

새들이 노래하는 아침을 열면 나의 하루는 느긋하건만 농사짓는 촌부나

할머니들의 하루는 길고 고달프기만 하다. 바쁜 일손으로 삼삼오오

자동 기계처럼 일사분란하게 장단 맞추듯 척척 한 폭의 그림 같은 밭을

갈고 끝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농촌의 하루일이란 오전에 끝내면 그것으로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하루 임금은 지급되고 아무리 고되고 힘든 일이라도

할머니들의 일터에선 서로의 믿음이 있고

화목과 웃음꽃이 만발한다.

 

 

품앗이 하는 일도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촌엔 일꾼 모집책이 있어

그들에게 모셔오는 머릿수대로 임금을 더 준다.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터로 오고 갈 때엔 차로 모시고 다녀야 하고 농촌의

노령화는 십년을 장담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

 

겨울엔 농한기라 남녀 노인들이 똑같은 폼으로 어구적 걸으며

마을회관으로 모인다. 농촌일이란 쪼그리고 하는 밭일이라 거의 비슷한 폼의

노인 할머니들이 10원짜리 고스톱으로 하루의 행복을 누린다.

노인 할머니들의 틀어진 골반과 척추문제는 심각하다. 개인 문제를 넘어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고 시급히 대책이 수립되어야 농촌이 건강 해 질것이다.

 

 

촌부들은 도심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의 그늘을 모른다. 이들에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심도 걱정도 슬픔도 몸에 익숙한듯  행복한 삶을 누린다.

내가 지은 농토에서 잘 자라 주는 농산물이 좋은 값으로 팔리기만을

바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근심거리가 아닐까 생각 해 본다.

 

 

그렇다고 농촌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보기에 평화스럽고 잘 정돈되어진

깨끗한 모습의 논밭 속에는 농약 및 비닐 쓰레기가 땅속에 수도 없이

묻혀 있으며 비 양심의 농부가 수없이 있다는 것이 심각 할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는 정부도 대책이 있어야겠지만 오직 그들이 사는 동네가 해결해야 될

사안이라고 본다.

 

 

수십 가구의 조그마한 리 단위 동네지만 쓰레기 종양 봉투를 찾아 볼 수 없다.

 도회지 사람이 이사 온 집 앞이나 겨우 구경 할뿐 모든 쓰레기는

새벽이나 어둠을 틈타 묻거나 태워버린다. 그들은 고약한 냄새가 온실 가스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농촌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

물론 지하수의 오염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농사가 잘되든 잘 안 되든 이곳 농촌은 농약 살포가 만병통치약이다.

인식부터가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다. 저 농약 살포는 계속 이어질것 같다.

농사를 망치면 그것으로 빚더미에 오르기 때문에 안 뿌려도 될 농약을

살포하는 것이 농민들이면 당연한 생각이고 거의 본능적이다.

 

 

농촌이 건강 하려면 자본과 젊은 귀농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아이들이

공부하기 좋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인프라를 구축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지인과 외지인들이 의기투합하여 리 단위로 함께

발전하는 구명보트에 승선하는 것이다.

2012,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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