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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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이 익어간다.
상주에 내려가 감을 사 깎아 매단지 35일 된 곶감 비도 거의 오지 않고 밤엔 춥고 낮엔 선선해 먹기 좋게 익어간다. 감을 깎은 후 유황 훈제하면 익는 동안 벌레는 물론 색깔이 예쁘다는데 팔 곶감이 아니기에 익어가는 곶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친구들이 놀러 온다. 벌들과 마지막 천상열차를 놓친 나비들과 이름모를 곤충들 놀이터 노릇을 하는데 따듯한 햇살에 익어가는 곶감들 누가 누가 더 잘 익는지 시합이라도 하듯 주황색 소곤거림에 하얀 분칠을 해 나가며 시집갈 준비에 들어간다. 며칠 후면 자기들 돈으로 산 몫으로 아래동서네 200여 개 친구에게 200여 개 나머지 400여 개는 나그네 몫으로 울 마누라가 인심 쓸 선택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 이웃집 감나무에 매달려 있는 못난이 감들 먹기 좋게 익은 감은 모두..
2022.11.27 -
3부만 발행된 2022년도 탁상나비 달력, 내 생애 최고의 선물
2022년이 저물기 전 이야기하고 싶은 탁상용 달력 쥬디 님이 우리나라 나비로 달력을 만들었는데 곤충을 주제로 처음 만든 달력이 아니었을까? 3부만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그네가 그 중 한 부를 받았으니 생애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블로그에서 몇 몇 분들만이 담아내는 나비 사진들 제천이란 지역에 사는 나비를 소개해 온 나그네 사진도 별로였고 귀한 나비도 아니었는데 나비를 많은 불친님들에게 소개하고 저변 확대해준 공이 있다고 울 동네도 방문하시고 이후 나비 멘토가 되어 주신 쥬디 님 이후에도 컴맹인 나그네 컴에 들어오셔서 예쁘게 블로그를 꾸며도 주시고 나그네 동네에선 보기 어려운 나비를 담을 수 있도록 장소불문 알려주시고 함께 해 주심에 붉은점모시나비도 만날 수 있었으며 내년에도 나그네 건강..
2022.11.23 -
600만불의 나그네
다시 말해봐요.. 매일 반복되는 질문에 마누라.. 짜증스러운가 보다. TV 소리도 너무 크다고 소리를 줄이란다. 나그네 어떡하라고 .. 밖에 나가서도 잘 못듣는 서려움에 달팽이처럼 움츠려 드는데 병원에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의사는 말하는데 뭔 소린지 알아듣기 어려워 다시 되 묻곤 하는데 어려운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커녕 주변에 피해를 준다고 핀잔뿐이다. 명의로는 자질부족이고 몹쓸 의사라 투덜거리는 내 신세가.. 마누라 손에 이끌려 찾은 곳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청기 가계 문을 두드린다. 얼떨결에 일사천리로 보청기 주문에 들어가고 며칠 후 나그네 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속삭이는 바람소리에도 행복을 느낀다. 보청기로 의사 소통이 원활해 지는 행복감 심장엔 스턴트가 생명줄 연장해 주고 백내장 수술로 돋보기..
2022.11.20 -
카아.. 가을이 떠나간다.
풍만했던 여름날 물 오른 푸르름이 넘치던 나뭇잎들이었지만 녹색으로 보듬던 태양이 변심하는 바람에 온몸이 붉게 타들어 가는데 오색 찬란한 핏빛으로 물든 내 모습을 찾아다니며 인간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너는 아느냐? 피를 토하는 빨간 단풍의 고뇌 나의 아픔을 무슨 새일까? 우르르 몰려들어와 땅에 떨어진 꽃씨를 주어 먹고 있다. 내년 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이나 하는 것 같은 뿔나비 남방부전나비 봄 여름철엔 날개 편 모습 보기 어려웠는데 떠나가는 날을 기다리는 듯 앉기만 하면 날개를 펼친다. 추위로 날기도 힘겨워 하는 벌들이지만 꿀을 먹기 위한 몸부림이 안타깝다. 뜨락으로 날아온 먹거리 갓나물이 어느덧 자라나더니 자식을 마음껏 품었다. 그리고 가을이 멀리 떠나간다. 장미도 꽃송이를 매달고 있지만 서리를 몇 ..
2022.11.09 -
가을이란 이런 모습일까?
햇살이 좋은 날 집안에서 그리고 길에서 만난 가을 풍경 풍성하기도 하고 조금 쓸쓸하기도 한 하루 나들이었지만 마냥 싫지 않은 모습들이었다. 거미줄에 매달려 바람결에 몸을 맡긴 낙엽 마지막 잎새란 글이 슬쩍 머리를 스친다. 천상으로 떠나나 갈 미물들에게도 한가닥 희망을 안겨줄 곡예사 같은 낙엽 몇 포기 안 되는 배추밭에서 나비의 알에게 먹거리가 되어주고 여치들과 사마귀에게 밤새 이리저리 듣기며 듬성듬성 뚫린 구멍에 시달리지만 며칠 내로 나그네 김장감이 될 소중한 배추가 속살을 꽈악 채워 나간다. 며칠 전 깎아 매달아 놓은 감 곶감이 되기 위해 햇살을 마음껏 온몸으로 받아 만끽하는데 꿀 찾아 헤매는 곤충들이 몰려드는 우물가가 되어있다. 운명을 거스르는 나비도 벌들도 사랑하는 장소로 말이다. 천남성 열매 이름..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