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자락 뜨락의 꽃들

2014. 10. 19. 15:53아침을 열며

        

          가을 끝자락 뜨락의 꽃들 /오공

 

가을 산골의 새벽은 하얀 머리를 쓰고 찾아오는 서리가 아침을 연다.

호박덩쿨은 견디다 못해 뜨거운 물에 삶아진 것처럼 고개를 떨구고

나무잎들도 맥없이 시들어 간다.

 

산속 사방의 나무들은 단풍물들이기에 한창이고 앙상한 나무가지들은

핏기를 잃고 가을 찬서리에 반항 한번 못해 보고 뒤인길로 돌어선다.

 

가는 세월이 아쉬운듯 아직도 가을 끝자락에 매달린 화장기 사라진 꽃

들이 애처럽게 생명끈을 놓지 못하고 힘없이 서있고 그런곳에서 벌들이

한껏 꿀 채취에 올려 보지만 소득은 별반인듯 시든 에서 날개짓만

요란하다.

 

잔디밭도 노랗게 물들어 가고 한가롭게 벌레를 잡아 먹던 닭들이 우리

부부를 보자 먹이를 달라고 끄액 끄액 우리 부부를 보채면서 따라 다니며

애교를 부리고 나면 이곳 저곳 아무대나 유기농 알을 낳아 우리 부부를

즐겁게 해 준다.

 

겨울채비에 여념이 없는 다람쥐들도 데크(베란다)에서 말리는 땅콩에

흥미를 느끼며 겨울 준비에 부지런을 떨면서 몇개씩 물고 다니는 것이

보이더니 수북하던 땅콩 무더기가 조금씩 빈틈믈 보인다.

 

내일쯤이면 주문한 곶감 만드는 땡감이 도착 할 것 같다.

작년에 몇개를 깎아 곶감을 만들어 먹었더니 그 맛이 시중에서 사는것

보다 더 위생적이고 맛이 좋아 올해도 아무렇게나 깎아 데크에 매달아

맛있게 익어 가는 곶감을 상상하며 순간 행복에 빠져본다.

 

 뜨락의 국화꽃이 퍼트리는 향기에  눈을 감고 한껏 가을을 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