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엔 많은 인연이 있구나 /오공
2014. 10. 21. 10:15ㆍ아침을 열며
가을 속엔 많은 인연이 있구나 /오공
들국화가 노란옷 갈아 입고 늦가을 문을 두드리면
파아란 하늘 사이로 흰구름 두둥실 추억을 그려내고
오색 물감 가을 맞이에 산천이 호들갑을 떤다.
밤송이가 가슴을 활짝 열어 속 마음을 토해내는 곳엔
다람쥐와 청솔모가 내기 하듯 땅속에 밤톨 숨기는데
누군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남김없이 줏어가 버리네
우리집 도토리묵이 진짜라고 침을 튀기는 장삿군들
술안주엔 묵사발이 최고라고 맛장구를 치는 주당들아
다람쥐와 청솔모의 통곡소리에 어이 술맛이 날소냐
가로수 은행나무 밑에서 은행을 독식하던 아줌마들
공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방송 뉴스의 오도방정에
귀하고 귀한몸 쓰레기로 전락 할 줄 누가 알았으랴
벌에 쏘여 생사를 넘나 들게 만든다는 그 말벌들이
자손을 퍼트리기 위해 노봉방에 번데기를 생산하면
채취헤 노봉방주 약술이라 거들먹 거리는 인간들
조그만 체구로 반경 2km를 넘나 들며 채취한 꿀을
죽기 살기로 양식 창고에 꽉 꽉 채워 놓으면
원심기 돌리며 꿀먹은 벙어리로 돈을 번다는데
바람이 불면 잣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사방으로
다람쥐들 앞발 비벼가며 세상 부러울것 없이 먹을때
빈 가마니에 잣송이 쓸어 담는 천적들아 어이 할꼬
몇개 달린 감 쪼아 먹는 까치가 한폭의 수채화인데
어김없이 사과나무에 한두개 남겨 놓는 고등동물들
매정한듯 배려라는 수준 높은 단어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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