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6. 21:56ㆍ아침을 열며
새벽이 되면 "배재"란 고개를 향해 걷는다.
단종이 귀양살이 하러 영월로 가며 한양을 향해 절을 했던 곳이라
"배재고개"라 부른다고 전해진다
매일 오르는 고개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속이라
지루한 줄 모르고 땀이 송송 베이도록 뚜벅 뚜벅 오른다.
고개에 당도하면 어김없이 떠 오르는 태양과 마주한다.
아무 생각도 없이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 하지만
다시 말하면 태양의 기를 받아 건강을 지켜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며 배재 고개를 향해 오른다.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산속 깊숙한 곳에서 오동나무가
보라빛 꽃을 피워낸다.
내가 사는 이곳은 대호지라고 하는데 옛날 호랑이 무덤이 많았다고
전해지지만 흔적을 찾을길 없다.
대호지 전역에 화전민이 살았다고 하며 그때 심어졌던 오동나무들로
추정되지만 수령은 대개 2-3십년을 될것 같다.
임도 곳곳에 퍼져 있는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의해 멀리 멀리
퍼져 나갈것이다.
녹음은 점점 깊어만 가는 임도엔 수 많은 꽃들이 피어 나지만
이곳은 해발700고지가 넘기 때문에 많은 꽃들을 볼수가 없다.
층층나무의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 산속을 햐얗게 수를 놓는다.
모양도 우산을 펴듯 멋진 모양으로 꽃을 피워내며 벌들이 꿀을
채취하려 모여 들기도 한다.
하루종일 사람이 다니지 않는 임도지만 잘 보존 되어 있다.
산림조합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 일 것이다.
뻐꾸기와 잡새들의 노랫 소리가 산울림으로 들려 오고
냇물소리가 골자기로 퍼져나가며 싱그러움을 더 해 가고
봄은 여름을 향해 쉼없이 달려가며 짙은 녹음속으로 변해간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다.이름은 알수 없으나 화사하게 웃고 있다.
찔래꽃 향기와 어우러지는 향기 냄새일까?
여인들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옆에 여인이 팔장을 끼며 데이트를
즐기듯 기분이 좋아진다.
산괴불 주머니라고 한다.
이곳 저곳 너무 많이 피어 있기 때문에 큰 대접은 받지 못하지만
나도 꽃이라고 외치듯 바람결에 손짓을 한다.
오동나무 꽃이 보라색으로 다가 온다.
딸을 낳으면 심어 딸이 시집 갈때 농을 만들어 준다는 오동나무의
기픈 뜻을 옛날 화전민이 남긴 유일한 유산이 아닐까 혼자 생각 해 본다.
층층나무가 아침 햇살에 황금빛을 띄며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연두색과 잘 어울리며 산길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쉬어 가란듯
꽃들도 층층으로 피어 있다.
카메라 폰으로 본 임도의 많은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이어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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