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밀고 올라오는 새싹들/오공

2014. 5. 5. 15:48아침을 열며

 



첫봄엔 대부분 꽃이 먼저 피어 오르고 화려한 꽃들이 지고 나면

나무들이 새싹을 틔워낸다.

구상나무에서 새순이 예쁘게 모양을 갖추어 꽃처럼 돋아 나고

해마다 새순만큼 커 가며 나무 모양을 만들어 가는데

키는 5m정도로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제일 뽐내는 나무이기도 하다.

겨울 눈이 울때면 크리스마스 추리 모양으로 소복히 눈이 쌓여

마음을 들뜨게 하기도 한다.

 





 




오갈피가 새싹을 힘차게 밀어 올리며 봄을 구가한다.

순을 꺾으면 톡하는 촉감이 느껴지는 순간

오갈피의 쌉쌀함이 입안에 감돌고 퍼지는 향을 상상하게 되며

두름과 함께 봄을 대표하는 새싹들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배추싹이 앙증스러운 모습으로 자라 올라 온다.

열무싹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자라면서 배추 잎새로 변해가고

열무와 함께 김치를 담그면 그맛에 놀라고 열무와 얼갈이

배추를 썰어 된장국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먹는 맛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셔본다.




 



천년초가 겨우내 숨죽이고 인내하다 드디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세번째 그림은 아직 봄을 품진 못했지만 잠시후면 기지개를 켜며

잠에서 깨어날 것이다.

 






수국이 꽃을 피우기 위해 겨우내 앙상하게 있다가

봄이 오기 무셥게 수백개의 꽃망울을 달고 보란듯 바람결에 몸을 의지한다.

한 열흘쯤이면 눈덩이 보다 큰 흰꽃을 피어 하얀 소복으로 갈아입고

나무가지가 휘도록 피어날 것이다.

 






매화꽃이 벌과 나비들의 사랑속에서 콩알보다 적은 모습으로

주렁 주렁 달리기 시작하면 60일 정도에서 밤알처럼 커지고

싱싱한 매실이 우리들 밥상에 오를 것이다.

물론 매실액을 만들어서다.

 






앵두가 콩알만 하게 햇님을 바라본다.

빠알간 모습을 보고 앵두같은 입술이라고 하지 안텬가?

햇님에 푹 빠져버린 앵두의 모습에서 옛님의 모습을 그려 본다.

 







백합이 흙을 밀고 올라온다.

얼마나 힘들기에 눈알이 빠지도록 기다림 끝에 겨우 새싹을 틔운다.

여름이 되면 온천지가 백합향에 빠져버릴 것이다.

강렬한 백합향이 퍼지면 이유는 모르지만 벌은 근처에 얼씬도 못하고

검은 나비 종류들에게만 사랑을 허락 할 것이다.

 







소나무 솔순이 나오는 계절엔 송악 가루로 온천지를 노랗게 물들이고

비가 내릴때면 씻겨내린 송악가루로 땅이 노랗게 변해 버린다. 

알레르기 있는 분들이나 천식 환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겠지만

옛날 송악가루로 민들어 먹던 과자가 생각난다.

 







주목도 새순을 밀어 올린다.

우리집에선 가꾸어 주지도 않고 제멋대로 자랐기에 볼품은 없지만

집으로 들어 오는 입구 양쪽으로 수십그루를 심어 도열하듯 모양을 갖추어 주인을 맞는다.

키는 사람보다 적지만 세월이 가면 나름대로 모양을 내며 제몫을 해 낼것이다.

 







약재로 널리 소문난 오갈피와 헛개나무는 봄이 그리워 새순을 밀어 올리고

그중 헛개나무순이 윤을 반짝이며 자라난다.

간의 기능을 원활히 한다는 헛개나무는 1년이면 2m정도 자라며

2년정도면 약재상에서 매입 해 간다.

오갈피와 헛개나무를 약재로 자를때 나는 향기는 마음을 맑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