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형 남방노랑나비

2024. 11. 17. 17:01나비와 곤충

 

 

 

 

가을형 남방노랑나비

 

11월 16일

11월 들어 가장 더운 날씨라 그런지 꽃도 다 사라진 뜨락에

네발나비, 푸른부전나비 외 남방노랑나비와 이름 모를 곤충들이

대거 몰려온다.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 나비들이 영상 20도가 되니 멀쩡하게

잘 생긴 날개로 숨겨진 꽃을 찾느라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해

겨우 꽃 한 송이를 발견 그곳에서 배를 채우는 모습이 안스럽다.

 

앉을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며 뜨락을 여러 번 돌아다니지만

허기진 배를 채울 꽃이 없자 허탈하게 뜨락을 떠나며

산속으로 날아가는데 산속에서 무슨 먹이를 찾아 배를 채울까?

 

네발나비와 벌들도 탐색이 끝났다는 듯 스스럼 없이 

처마밑에 매달아 놓은 노릇노릇 익어가는 곶감으로 몰려들며

곶감에 빨때를 꽂아 거침없이 배를 채운다.

 

뜨락에 남아있는 말라빠진 몇몇 송이 꽃에 찾아드는 곤충들

곤충들 특히 거미도 벌들도 고난의 보릿고개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배불리 먹고난 후 동면으로 들어가거나 천상으로 떠나겠지?

 

쭈구렁 망태가 된 뜨락의 꽃에서 굶주린 배를 채우는 모습이

낙엽도 따 떨어진 앙상한 가지를 흔드는 못 된 가을바람처럼

어릴 적 먹거리에 굶주린 우리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2024.11.16.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