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30. 06:10ㆍ나의 글
가을을 내 손안에
산책길에 나서니 풀잎에 매달린 이슬이 나그네 옷을 적신다..
버섯이 보고 싶어 나를 부른 친구는 엊그제 노루궁뎅이 버섯을
혼자 독식한 친구로 삼거리에서 기다린다..
콧끝을 스치던 향기는 모두 가을 바람에 멀리 시집을 갔는지 대신
해맑은 공기가 페속 깊숙히 슬며시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구린내 나는 놈들 때문에 더러워진 내 머리속을
말끔히 씻어주는 맑은 공기가 길 안내에 나선다..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씻어내며 길도 없는 산속에서 먹을거리
버섯을 찾아 보지만 어림도 없다는듯 자취를 감춘 버섯들..
그 흔하던 싸리버섯도 글쿠버섯도 나 잡아보란듯 사라진 산속..
능이버섯 나는곳을 알려주겠다던 친구는 산속을 쥐잡듯 뒤져 보지만
늙어 너덜대는 글쿠버섯 몇개 따서 나보고 갖고 가란다.
제놈은 노루궁뎅이 혼자 차지한 것이 미안해서 한말이지만 내
자존심에 어림없다 없어..자기 가방에 넘쭉 넣어 버린다..
아무 소득도 없이 산을 내려오니 땅바닥에 떨아진 밤톨들도 모두
벌레가 안방을 차지한것들 뿐이다..재수에 옴이 붙었나 보다..그래도
몇시간의 땀을 흘린만큼 내 몸은 기분이 좋아서인지 발거름도 가볍다.
길가에 피어난 들꽃들이 유난히도 색갈이 곱다..
산머리에 하얀 흰구름이 양털처럼 피어 오르고 높고 파란 하늘이
계곡물에 풍덩 빠져 버리니 가을은 물길만큼 깊어만 간다..
저 멀리에 노란 빨간 물감이 흐린듯 물들어 오고 우리들은 이런 현상을
단풍물이 든다고 느끼고 노래하고 찍고 그림으로 남긴다..
길따리 심어놓은 산수유 나무에선 유난히도 빨간 캡슐 열매가 팝콘 튀긴듯 익어간다.
들국화가 향기를 머금고 조금씩 피어 오르고 가을 감성이 책더미 쌓이듯 깊어만 간다.
좋은 공기 동반자 되어 오늘도 내일도 이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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