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4. 08:57ㆍ나의 글
가을이 깊어만 가는데 모든 생물들이 힘겨워 하는데 호박꽃들이
안간힘을 쓰면서 나도 꽃이라고 외치듯 작게나마 피어난다..
서리가 내리기까지 존재감을 과시할것 같다..
주먹만한 호박이 누구의 손길을 기다리는지 두둠한 두볼에 미소지으며
조금씩 볼륨있게 커 간다..
윤기는 사라져 없지만 침이 꿀꺽 넘어갈 정도의 모습이 앙증스럽고
타래타듯 나무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담쟁이 잎에도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그 길섶에 노오란 감국이 소리없이 피어 오르며 짙은 가을 냄새를 풍기고
마지막 안간힘으로 벌들이 모여 들어 꿀 채취에 여념이 없다..
코스모스도 어께에 힘이 빠지는지 하느적 거리는 모습에 우수가 보인다..
그 우아한 모습을 잃어만 가는데 가을은 기다려 주지 않고 바람결 따라
멀리 가라고 슬픈 눈물만 흘리고
하늘색처럼 파아란 모습으로 피어 오른 용담꽃도 님을 기다리다 지쳤는지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며
오지 않을 님기다리는 가을처럼 눈길도 주지 않는 그녀처럼 매몰찬 모습이
퇴색 되는 나뭇잎처럼 가엾기 그지없다..
다람쥐도 바쁘게 움직이고 청설모도 가을 걷이에 여념이 없다..
덩달아 내 마음도 바쁘다.. 겨울을 나기 위한 참나무 구하기가 밤하늘 별따기
보다 어렵다..주변에 벌채를 해야 하는데 아직 벌채허가가 나오지 못한것 같다..
아하! 고소한 들깨 냄새..비탈길 밭에 심어 놓은 들깨를 터는 고소한 냄새가
하늘이 맞닿은 배재고개를 넘어산 전체로 그 향기를 날려 보내고
혼자 사시는 아주머니가 옛 방식인 도리깨질로 들깨를 터는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다..
오늘도 수많은 상념을 안고 안개 자욱한 산책길을 걷는다..
깊어가는 가을이 안개속으로 살아지며 머지않아 흰옷을 갈아입은 겨울이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 나무에 추위란 시련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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