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4. 23:27ㆍ화당리
데크공사를 하느라 며칠 다니지 못한 임도
이곳저곳 산벚꽃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듯
봄 화가가 그려내는 연둣빛 그리움에 탄성이 절로 난다.
이렇게 좋은 날 가슴을 펴고 걷는 내내 만나는 야생화에
겨우내 굶주린 곤충들과 나비들도 정신줄 놓고 배를 채우고
카메라는 연신 셧터를 눌러댄다.
좋은 일만 있으려나 불어오는 바람이 달콤한데
저 멀리 세네 명이 배부른 배낭은 물론 양손엔 두릅이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오는데
아마도 새벽에 산에 오른 것 같다.
산속에 차를 숨겨두고 감시를 피해 두릅을 무지막지하게 따
집으로 가는 길에 카메라를 든 나그네를 보며 흠칫 놀란다.
동네 사람들 일 년을 기다려 임산물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당신들 때문에 굶어 죽게 생겨 고발하겠다고 생 난린데
이게 무슨 짓이냐고 쓴소리 해 보지만 머리만 글쩍 일 뿐이다.
이 분들 집으로 돌아가 마누라나 혹은 친구들에게 두릅 따는
무용담과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과 카메라 든 자식이
헛소리 하길래 그냥 쥐 박아 주고 왔다고 큰소리쳤을 것 같다.
휴일이 되면 이렇게 많은 도시분들이 산나물을 채취해 가는 것은
둘째치고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라도 자기 집으로 갖고 가면
좋으련만 산속은 지금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분 좋게 걷던 임도에서 만난 이런 분들 때문에
더 이상 산속을 걷는 것조차 기분이 나질 않고 속상한 마음에
가던 길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병꽃
▲멧팔랑나비
▲임산물 채취하려는 분과 두릅만 채취한 세 사람
▲호랑나비
▲노랑나비
▲흰점팔랑나비
흰점팔랑나비 라고 올렸으나 쥬디님의 글을 보니
꼬마흰점팔랑나비 같네요.
▲각시붓꽃
▲산괭이 눈
▲조팝
▲매화말발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