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4. 20:21ㆍ화당리
나그네는 초봄부터 곰순이와 함께 산책길에 나선다.
꽃과 나비를 담으려다 여러번 방해를 받았고
나그네 열받게 하지만
주인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부터는
나그네 따라 보조를 맞아주는
신통방통한 반려견인데
어느새 7살로 사람나이로 친다면 40살 정도?
텃밭으로 내려오는 고라니를 몰아내기 위해
밤에 목줄을 풀어주자
고라니를 단속하는 경찰견 본분을 저버리고
영역을 넓혀 다른 개들과 아침까지 어울려 다니며
나그네의 부름에도 콧방귀다.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어 자유를 박탈해 버린다.
곰순이 표정에서 삐침이
지금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는데
어울리던 이웃집 개들이 몰려와 묶여있는 곰순이
모습에 당황스러운지 밥그릇에 대고 뒷발질로
자유를 달라며 항의를 한다.
임도에서 보랏빛 색감으로 펼쳐지는 꿀풀이 지천에 피어난다.
산수국도 꽃망울을 곱게 키우며 개화를 기다리는 6월초하루
며칠 지나면 여러 색깔로 나그네를 즐겁게 해 줄 것이며
샤워를 하고 난 후 개운함처럼 비 그친 깨끗한 산속
계곡물소리가 산속 모든 식구들 잠을 깨우고
녹음도 하루가 다르게 짙어만 간다.
땅에 대고 냄새를 맡는다.
마음에 들면 훌러덩 누어 온 몸을 뒹굴며 비벼댄다.
누가 이 모습을 보더니 개가 목욕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곰순이가 목욕하는 곳은
동물들의 배설물이 묻어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나그네 눈에는 더러운 곳인데...
샤스타데이지가 임도를 걷는 내내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나무터널의 임도를 밝게 웃어주니 나그네 힘이 생기고
곤충들의 놀이터 구실도 하면서..
무슨 곤충일까?
처음 보는데 크기가 1cm 정도로 작은데
귀촌 후 처음 보는 곤충인데 미동도 하지 않는다.
애벌레는 아닌 듯 보였다.
진강도래?
비 그침과 동시다발로 이 곤충들이 탈탈탈 날아다닌다.
수많은 개체가 새로 태어난 듯 임도를 휘젖는다.
풀을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 몸으로 버티는 모습이다.
청남색 잎벌레처럼 생겼으나
확신할 수가 없다.
비 그친 다음이라 그런지
곤충들이 가끔씩 보이는데 해님이 그리워서일 게다.
<남색납짝먼지벌레>
비 내린 며칠 새 임도의 양편과 중앙에
허리춤을 훌쩍 넘을 정도로 자라난 풀
비 맞고 난 후 산책이라 그런지 바짓가랑이와 신발에
물기가 가득 넘쳐 난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나그네 전용 산책길
올해 날씨가 불순하여 만족스럽진 않아도
새와 꽃나비와 곤충들을 눈 맞춤 하는 길
나그네를 건강을 지켜주고 즐거움만 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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