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5. 12:22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산 벚꽃과 연녹색이 몽글몽글 피어 즐거움을 안기던 산속도
세월 흐름 속에서 어른스러운 녹색으로 변해간다.
농촌의 들녘엔 약초와 감자 등 여러 작물이 심어져 하루가 다르게
새싹들이 얼굴을 내밀고 5월 초부터는 나머지 빈밭엔 본격적으로
고추심기에 들어갈 것이다.
사과 꽃이 눈 내린 모습처럼 하얗게 피어 장관을 이루던 들판
사과의 병이라 불리는 화상병, 치명적인 병이 코로나처럼
휩쓸고 지나가 병든나무 모두 잘려져 휭 한 들판으로 변했지만 아직
병들지 않은 사과밭에선 꽃 손질하는 농부들이 가끔씩 눈에 보인다.
왕곁벚꽃이라고 불러야 하나?
일반적인 벚꽃이 지나고 난 후 한 달이 넘어야 피는 왕곁벚꽃이 더워진
기후 탓인지 일찍 피어 잔디밭과 모든 새싹들과 조그맣게 핀 꽃들의
환영을 받자 화답으로 분홍빛 미소로 모두에게 윙크를 하지만
무지갯빛 햇살을 품은 시간대의 왕 곁 벚꽃은 너무나 황홀한 울 집에선 가장
멋쟁이 나무 중에 하나인데 몇 해 전부터 나뭇가지가 허약해져서 그런지
무수하게 매달던 꽃송이가 이빨 빠진 모습처럼 변해버려 그냥 그런 모습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으니 나그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좋은 처방이 없을까?
산속에서 보이지 않는 나비들이 종종나타나 나그네를 기쁘게 하지만
새로운 세상구경으로 신이 났는지 포즈를 취해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벌과 함께 "구르 머무는 언덕"을 찾아주는 동식물이 있어
11년차 전원생활이 보약처럼 건강에 도움을 주니
올 한해도 더더욱 바빠질 것이다.
※사과, 배 등 과수나무에 발생하는 세균성 병해.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된다. 감염된 나무는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조직이 검게 변해 서서히 말라죽는다. 감염된 나무가 발견되면 반경 100m 이내의 개체들은 모두 폐기해야하며, 발병지역에서는 5년간 해당 과수나무를 심지 못해 농가에 극심한 피해를 남긴다.
▲
울집 개 곰순이의 물먹는 모습
백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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