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열차의 기적소리

2020. 9. 23. 07:12일상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둥

말들도 살찐다는 가을이 나그네 산책에 동무하잔다.

산모퉁이를 돌아 띠엄띠엄 나타나는 야생화지만

눈 맞춤에 윙크로 분위기를 살린다.

 

흐르는 땀이 마를 정도로 불어주는 바람에

밤알을 품고 있던 나무에서 떨어지는 밤톨들

다람쥐가 먹어야 하는 식량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손은 이미 떨어진 밤알을 주머니에 넣는다.

 

'도토리거위벌레'가 떨어트리는 도토리와 함께

산에 사는 짐승들의 먹거리를 양심도 없이 주머니에

넣으니 마음이 약간 찔리기에 '동작그만' 하며

손에 든 알밤들을 다시 내려놓는다.

 

울집 밤나무에도 많은 밤들이 나그네를

기다리는데 무엇이 부족하다고 길에 떨어진 것 까지

탐을 냈을까?

 

목이 아프도록 울던 매미

아니 목이 아니라 날개의 진동소리도

멈춘지 오래되었으니

천상열차를 타고 모두 떠나가 버린것 같고

 

남아있는 나비들의 날갯짓에서 숨이 가쁘고

 겨울 보양식에 허덕이는 곤충들을 기다리는 

마지막 천상열차가 기적을 울려댄다.

 

풍성한 가을이여!

감성의 계절이여!

이별의 정거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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