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으로
2019. 9. 4. 22:50ㆍ일상
가을속으로/오공
가을에게 물어볼까?
늙는게 아니라
세월이 돌아가는 거라네.
갈색물결에게 물어볼까?
여름에 진게 아니라
가을이 오는 소리라네
가을꽃에게 물어볼까?
시드는 꽃이 아니라
씨앗을 잉태는 거라네
낙엽에게 물어볼까?
세월의 무게가 아니라
사랑을 애태우는 거라네
바람에게 물어볼까?
불볕더위 잠재우고
오곡백과 만드는 거라네
부용화
어이할꼬?
세월에 장사 없다네.
사랑찾아 줄줄이 사탕을
만드는 곤충들
접씨꽃이 세월의 무게를 못이겨
마지막 불꽃을 피운다.
애기세줄나비
후대를 위한
나비들의 사랑놀이
<율리아님이 알려주셨습니다.>
꽃범의 꼬리
풍접초와 다알리아와 함께
늦가을을 즐길것이다.
여뀌
나도 꽃이라고 꽃송이를
펼쳐보인다.
밤송이가 입을 벌며
밤톨의 모습을 보여준다.
며칠 후
음~~먹음직스러울 것이다.
도톨아 도톨아
너를 바라보는 다람쥐가
꼬리를 흔든다.
인간들은 싫어?
여치일까?
더듬이를 잘 살펴보니
일정한 간격으로 매듭이 보인다.
참으로 신기한 더듬이로
무슨 뜻이 있을까?
물결나비의
더듬이가 헛손질을 한다
마타리
꼬리조팝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속에 가을냄새가 콧끝을 스친다
남성미 넘치는 묵직한 향기가 안개속으로 스며들며
짙었던 녹음이 갈색으로 변해가고
이 아이도 이제 가을여행을 떠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