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할미꽃

2019. 4. 14. 17:24구르미 머무는 언덕








귀하신 몸 할미꽃  / 오공



시골의 어느곳이든 수 없이 피었던 할미꽃

주변 어디를 가던 흔하던 그 모습이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데


인간에게 비유하는건 좀 그렇지만 

자식들에게 추한 모습 안 보이려고 그러나?

  덧없이 자취를 감춰버리는 할미꽃


 여기저기에 핀 할미꽃

자주빛 홍조로 고개숙여 필때면 

할머니에게 아양떨듯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젠 카메라 렌즈에 담기도 어려운 한포기 할미꽃

요리 조리 자세를 취해 겨우 그려낸

숨막힐듯 모습은


세상풍파 이겨내고 곱디 곱게 늙어가는

고결한 엄마의 엄마라 불리는

비단결 그리움

아름다움의 극치이어라


넋 잃고 쳐다보는 사이

 온갖 풍상과 오염으로 사라지는 할미꽃

귀한 대접을 받지만


할미꽃과 함께하던 식물들도

인간의 욕망과 시련으로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사라져 간다.


안타깝지만...

귀하심 몸 할미꽃이 흔하디 흔해질때까지

자연을 사랑합시다.


























오늘아침도 영하권에서 시작되었지만

세월과 끈질긴 인연을 이어가는

꽃들이 드디어 입을 연다.


자식을 잉태하기 위한 본능의 발동이랄까?

봄이 무르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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