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5. 12:15ㆍ여행
늦가을 기다리는 민둥산의 참억새 /오공
시월 둘쨋날 친구 부부와 민둥산을 찾았다.
연휴라 차 세울 곳이 마땅치않아 길가에서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구세주 분이 나타나 자기를 따라 오면 정상까지 갈수 있다고 한다.
무작정 따라 10여Km 가니 임도가 나타나고 그 길을 따라 곡예
운전으로 따라가니 민둥산 정상이 보인다.
10여년전만 하더라도 걷고 또 걸으며 땀을 닦아내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기쁨이 있었지만 이제는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으니
나이들어 가는 것이 서럽기만 하다.
참억새가 은빛을 반짝이며 우리일행을 반겨 줄것이라 기대하며 정상을 올라보니
푸른색이 감도는 억새와 풀과 들꽃들만이 등산객을 맞이하며 실망감을 안겨 준다.
대신 파아란 하늘의 흰구름이 우리 일행을 반기고 점차 늘어나는 등산객 여인들의
울긋 불긋한 등산복만이 민둥산을 수 놓는다.
가족 나들이 하기에 딱 좋은 민둥산 산행속에서 자식들을 업고 목마를 태운
젊은 아버지들의 비명소리와 숨소리가 고통스럽게 들려오고 아이들은 애비의
고통을 외면한채 방긋 거리고 두리번 거리며 우리 아빠 최고라는듯 즐거움에
빠져든다. 식구들을 먹여 살리려고 상사의 눈치를 보랴 애비 노릇하랴 등허리가
휘고 아이고 소리가 메아리로 들려오는 것 같다..
민둥산이란 글이 새겨진 표지석 주변엔 음식물을 파는 장사꾼들의 분주한 모습과
등산객들은 정상 이곳 저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에서 싸온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며 못다한 우정과 추억을 만들며 한켠에선 민둥산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길게 줄을 서서 차래를 기다린다.
저 멀리 등산객들이 뱀이 꿈틀대는 것 처럼 정상으로 올라 오고 내려 가기를
반복하며 시장통을 연상케 하며 너나 할것없이 스마트폰으로 추억을 만들어
가는 등산객들로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다. 포즈를 고쳐주며 추억의 사진을 찍으려는
젊은 커플들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민둥산 정상에서 산행을 끝내고 화암약수 쪽으로 8Km 를 더걷는 코스도 있다.
이곳 코스는 내가 걸어본 길 중에서 가장 편하게 걸을 수 있으며 소중한 사람들과
이길을 걸을 수 있다면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코스라고 추천하고 싶다.
나무 그늘이 없는 것이 단점일 수 있지만 추억을 남기기엔 좋은 코스로 생각이 든다.
약수까지 가는 동안 평탄한 길 펼쳐지고 그 길을 걷노라면 주변의 경관과 "가르스"
지대에서 볼수있는 "돌리네"(석회가 빗물에 내려 앉은 구멍)를 보면서 둘레길을
걷는 것처럼 기분을 만끽 할 수 있으며 환상의 코스이기도 하다.
산행이 끝나는 지점에서 톡 쏘는 화암약수 맛을 보는 즐거움에 피곤이 사라진다.
또한 주변엔 식당이 있어 허기도 해결 할 수 있다.
참억새의 은빛이 부르는 가을의 풍광을 보진 못했지만 그림 같은 전망의 민둥산과
등산객들 보는 재미로 오늘의 등산을 끝내려 한다
2주후에 다시 민둥산을 찾아 바람결에 휘날리는 참억새의 운치를 마음속으로 그려보며
출출 해진 배를 채우려고 친구 부부와 동네 입구의 포장마차에서 회포를 풀며 하루를
마감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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