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과 방사선 그리고 마지막 표적주사(허셉틴)를 끝내며 / 오공

2014. 9. 5. 17:58아침을 열며

 

 

 

 

 

 


 

항암과 방사선 그리고 마지막 표적주사(허셉틴)를 끝내며 / 오공


 

종양내과에서 시작된 항암제의 모든 치료가 1년 6개월만에 끝내는 마지막 날이다.

6주후에 ct와 pet 그리고 초음파 검사로 전이 여부가 결정 될 것이고 전이가

없다면 6개월마다 전이 여부를 체크 할 것 같다.

검사로 인한 방사선 피해와 경제적인 고통은 따르겠지만..

 


수술을 담당한 유방내과의 초음파 결과 깨끗하다고 판정을 받았고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로 젼이 여부를 보게 되며 다른 여러 암들은 5년 내에 재발 되지

않으면 완치로 보지만 유방암은 10년 동안 더 지켜 본다고 하니 그 긴 시간

재발 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내가 사는 제천에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집사람과 대학병원에 도착 하는 순간 지난

치료 기간 내내 힘들고 마음 조렸던 기억과 응어리가 얼음 녹듯 녹아 내린다.

"여섯 번의 항암제" 투여가 끝난후  또다시 “허셉틴”이라는 표적주사를

3주에 한번씩 18번 투여 받는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감회가 남다르다.

 


허셉틴 주사도 항암제이긴 하지만 "6번 맞는 항암제"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할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사람의 경우 큰 부작용 없이 18번을 견딜 수 있었고

약간의 식욕부진 불면증 증세가 있지만 일반인들과 다름없는 취미생활을 

하고 꽃과 나무잎에 감사 할 줄 알며 자연의 사계속에서 일반인처럼

 보내며

 


허셉틴 표적 주사중에도 "33번의 방사선" 치료가 주 5일씩 6주간 실시되면서

수술 부위 전체가 검게 타살이 겹쳐지는 부위에 생긴 상처에선 

진물이 흐르며 참기 힘든 고통이 온다. 방사선이 얼마나 우리 몸을 망치는지를

보여 주는 산 증거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해야 수술 후 남아 있을 암을 죽일 수

있다니 참을 수 밖에 도리가 없고 이런 현실에 가슴이 너무 아프고

 


병원에선 먹는 것에 신경을 쓰라고 하지만  울렁증과 축 쳐진 상태가 지속되면

음식을 넘기기도 힘드는데 뭘 가려 먹으라고 하는지...

암환자 어느 집이든 먹이려고 애간장을 태우겠지만 목으로 넘기는 자체도

거부 하는데..물을 넘기려 해도 거부 하는데.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먹이려고 안간힘을 써 보는 가족들의 안타까움..

 


1차 항암이 시작 되면 첫번째주에는 울렁증으로 밥 먹기가 조금씩 어려워 지고

두번째주 부터는 항암주사의 약효가 몸속으로 돌며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지지만

세쨋주 부터는 서서히 회복기로 접어 들며 몸과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는 순간 

다시 2차 항암이 시작된다.

 


다시 녹초가 될쯤이면 의사는 울렁증과 불면증 해소 차원에서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권유하고 그곳서 밥맛 나는 짜먹는 약을 처방 해 주지만

약간의 도움이 될 뿐 고통은 사정없이 몸을 괴롭힌다.

 


2차 3차까지는 그런대로 버틸 힘이 조금은 남아 사람과의 접촉도 조금씩 하면서 

다른쪽으로 신경을 집중 시키려고 해 보고 회복되는 둘째주에는

음악과 영화 공연등을 보여주며 빠른 회복이 되도록 희망의

바람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하지만 4차 항암과 5차에는 거의

초죽음에 이르게 되고


 

머리가 빠지며 못먹자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며 면역력 저하로 몇번의 응급실행..

응급실에서 백혈구 생성 촉진제와 항생제를 맞은 이후 자신과의 사투 그리고 

고통, 그 와중에 우울증도 생겨 삶의 의지가 꺾여지는 악순환이 반복 되는 

것을 보면서도 가족들이 해야 할 일이 전혀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였다.

 


마지막 6차에는 살만큼 살았으므로 죽으면 죽었지 항암주사를 못하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살아 남을 수 있는 이유를 열거하며 얼래고 달래서

겨우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데 성공한다.

 


친구가 소개한 것 중에 닭발을 삶은 후 식으면 묵처럼 되는데 맨 위에 기름을

걷어내고 묵 덩어리를 조금씩 떼어 국물을 만들어 그 물을 조금씩 먹이자

백혈구 수치가 생각보다 않떨어 지고 영양도 보충 되는 것 같아 항암이

끝난 지금도 계속 먹고 있으며 의사의 반대가 없으면 항암을

이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죽도 넘기기 어려워 지면 약국에서 파는 뉴케어를 사다가 식사 대용으로 먹였고

경장 영양제라는 "엔커버" 액을 처방 받아 영양을 보충 하였으며

의사에게 이야기 하면 증중가격으로 싸게 구입 할 수 있으며

환자식으로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거동하기도 힘들고 울렁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백혈구 수치가 낮아지면

음식점을 찾아 다니며 조금이라도 먹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열심히

먹여서 그런지 백혈구 수치가 좋아 졌다고 의사가 말할때 세상에 모든 것을

얻은 기분이고 항암을 맞는 환자들에게 억지로라도 먹일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말하면 환자는 먹는 것이 너무 힘들어 어떻게든 한점이라도 먹이려는

것이 가족이 할 일이고 항암을 맞는 동안에 콧바람과 운동도 시킬겸

음식점을 찾아 다니며 먹어야 될 것 같다. 성의 없는 놈이라고 비난을 받겠지만

좋고 나쁨을 따지기 보다 환자들이 먹어야 항암을 이길 힘이 생길 것이기에

암 환자 가족들은 이런 내 행동에 공감 하리라 보며


 

암이라는 의사의 한마디에 억장이 무너진다. 병원문을 나서는 경험 없는 환자들은

지푸라기도 잡듯 경험 있는 환자의 조언을 들어 보지만 앞으로 벌어질

사투가 어떤 것인지 이해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파 온다. 항암으로 오는 고통은 환자마다 다르겠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울렁증으로 인하여 먹지 못하는 것.

둘째. 항암 주사의 횟수가 늘어 날 때 생기는 백혈구 수치 저하로  38도 이상의

고열이 되면 외부의 균 침입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응급실로 즉시 가야만 하고

셋째, 우울증이 찾아오면 치료를 거부하는 모습을 종종 보일 것이고

넷째, 불면증과 머리가 빠지고 두통으로 외출을 기피하는 공통점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환자의 가족들이 겪는 아픔일 것이고 예측 못하는 고통을

염두에 두고 치료에 임해야 될 것이다.

 


암 환자들이 어떻게 하면 잘 먹을수 있을까 라는 명제를 풀기 위해 여러 방법이

동원 되지만 항암의 독성은 의사들 몫이고 먹는 문제는 가족들 몫이다.

 


잘 먹을 수 있다면 항암을 이겨낼 힘이 저절로 생기고 가족들은 환자의 마음을

아우르고 간호에 총력을 기우려야 되며 먹는 문제가 항암 치료의

시작과 끝이라고 감히 말씀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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