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보름달을 그리워 하며

2014. 8. 30. 21:53아침을 열며

 반딧불이가 보름달을 그리워 하며 /오공

 

집사람과 새벽을 가르며 형제 조카들이 기다리는 아버지 산소를 향해 달려간다.

집사람이 암투병이후 처음 찾는 아버님 산소길이다.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와 자리잡은지 4년차에 두번째 참석하는 벌초 길..

 

아버지 산소의 벌초를 끝내고 용골에 위치한 할아버지 산소로 옮겨 친척들과 정담도

나누고 함께 벌초를 끝낸후 긴 이별하듯 아쉬움을 뒤로 한체 집으로 돌아 온다.

 

우리집의 밤나무에선 밤들이 추석이 다가 온다고 입을 크게 벌려 밤톨을 토해낸다.

빠른 추석이라 주변의 밤나무는 아직도 입 벌릴 자세는 아닌데도 추석은 쉼없이 성큼

성큼 다가 오는 모양이다.

 

동네 사과나무에 달린 빠알간 새색시 볼처럼 달아 오른 사과를 시장에 내 놓으려고

야단법석이고 올해도 작년처럼 사과값이 좋아 농민들 기뻐하며 한 밑천 잡을 것 같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어둠이 찾아 오고 밤이 되자 서산에 걸친 초생달이 보름달을

향해 습을 달리하고 붉은빛을 토해내는 아스라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깊어가는 가을밤을 수 놓는  반딧불이도 포물선을 그리며 야간비행으로 가을밤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반딧불이가 무리를 이루어 스마트폰 불빛을 뿜어내는 장관을 늦가을 내내 보여 줄

것이라고 기대 해 본다.

 

수 많은 별들이 짝을 찾으려는듯  반짝이며 잔디밭으로 별빛을 쏟아내고 며칠전부터 밤에민

향기를 품어내는 야래향(夜來香)도 덩달아 무한한 향기를 토해낸다.

 

낮엔 별 향기가 없지만 밤만 되면 주변을 뇌살시키듯 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야래향..

중국인들은 "야래향" 이란 노래로 이 꽃을 찬미하고 즐겨 부른다고 한다.

 

별과 반딧불이와 야래향이 퍼지는 밤 뜨락에서 우리 부부는 손을 꼭 잡고 인동초처럼

수수한 모습으로 서로의 건강을 토닥이며 살고파 밤의 주인공으로  긴 여음을 남겨본다.

 

 

 

 

 

 

 

 

▲인동초가 가을을 향해 방긋 웃음을 터트렸다.

 

▲ 야래향(夜來香)이란 꽃나무

밤에만 향기를 뿜어 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