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시골풍경 /오공

2014. 5. 5. 22:08나의 글

 





 



어버이날 시골풍경/오공

부모 자식이 어버이 되어 대를 이어가는 어버이날

자식들이 찾아 오는 날엔

나도 부모님 산소를 찾아 용돈을 드려야 되는데

 

 

   조용하던 작은 시골집 좁은 마당 변한건 없건만

크고 작음의 차량들을 용케 주차시키고

대를 잇는 손자 손녀들이 할머니 품에 안긴다.

 

 

새소리 물소리도 들리는 시골집은 그대로인데

아이들 울음소리 들어 본건 언젠가?

손주놈들 비위 거슬릴라 노심초사인데

 

 

부모님 용돈 챙기는 어려움에 콧등이 찡하지만

늙은 촌로들의 농삿일 갈고 씨뿌리는 것 팽개치고

닭지붕 쳐다 보듯 매정히 떠나는 그날이

어버이 날일까?

 

 

서산에 해가 넘어가는 긴 그림자처럼

내리 사랑이라는 낱말은 살아 숨쉬는데

오면 좋고 가면 더 좋다는 손자놈들을

우스게 소리로 해야만 할까?

 

 

자식들 부모님 공양이 태산 같은들

부모가 자식들을 안고 냇가를 걷네는 것도 못 갚는다는

효도는 낡은 옛말 되어 우주밖으로 내동갱이 쳐 졌고

 

 

부모님 찾는 효심으로 반나절 한나절이 걸려 찾아온들

자식들이 자식을 생산하지 않는 현실에

손주 없는 어버이날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제 자식에게 쓸 돈도 많을텐데 뭐 잘난 부모라고

 용돈을 넙죽 받을 만큼 정성 열성으로 키웠을까?

혼자 쓸쓸히 웃음으로 넘겨 보지만

 

 

자식들이 남기고 간 용돈이 덩그런히 놓여진 곳에

자식 손주놈들 잔영이 눈에 어른 거리며

그리움이 쌓여만 간다.

 

자식들 키우던 옛그림자가 주마등처럼 스치고

더 잘 키웠더라면 하는 후회가 밀물처럼

내 흰머리카락 만큼 얼룩져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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