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2023. 4. 9. 07:46ㆍ화당리
봄인지 여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계절의 구분이 모호해져 그런지
질서정연 하던 산속에도 변화의 모습들이다.
순차적으로 펴야 할 꽃들이 더운 날씨로
형이 먼저 동생이 먼저 하며
하루가 다르게 피고 사라진다.
숨겨진 나그네의 작은 식물원에 가 보았다.
이틀 연속 내린 비에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청량감을 더해 주지만
피어 있을 꽃들이 모두 꽃잎을 내려놓고
2세를 잉태 중이고 큰개별꽃 군락은 통째로 사라지고
드문드문 몇몇 개체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며칠 더 지나야 필 산괭이인데 가뭄에 콩 나듯
드문 드문 피는데 금빛으로 치장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군락도 거의 사라졌다.
경계가 모호해진 산속이지만
산새들도
다람쥐도
들꿩도
식물들도 작디작은 새 혀처럼
아기 연둣빛 뾰족히 내밀고
모두 모두 봄바람에 신나게 재롱을 부린다.
들꿩
며칠 지나면 품었던 새끼들 데리고
나타날 것이다.
산괭이
꽃은 분명한데 이름은 알 수가 없네.
큰개별꽃
별 볼일 없는 별꽃이라고 개 자를 붙였고
조금 더 크다고 큰 자를 붙여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글쎄다.
현호색
족두리풀
올챙이들이 신나게 헤엄치고 있다.
며칠 지나면 모두 개구리가 될 것이다.
먼 발치에서
오색딱다구리로 보인다.
화당리 뱃재 임도에서
2023.4월 초순에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