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화의 일생
2023. 4. 2. 21:34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목련화의 일생
바라만 보아도
숨이 막힐 듯
가슴이 통탕거리는 목련화
어느 봄날
도도하게
분칠 한 4월의 신부처럼
솔솔바람에
그만 잠에서 깨어나
우아하게 꽃송이를 연다.
고고한 귀부인 처럼
넘치는 품격으로
연꽃처럼 피어났지만
화무십일홍이 무색하게
서럽도록
그리움 남기고
만인의 여인처럼
아쉬운 꽃잎을 떨구며
구구절절
은은한 향기
하얗게
토해내며
먼길 어드메뇨
속절없이 떠나간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2023.4.1. 담다.
목련(木蓮)은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라는 뜻이다.
좁고 기다란 여섯 장의 꽃잎이 뒤로 젖혀질 만큼 활짝 핀다.
꽃의 가운데에는 많은 수술과 각각 따로 떨어져 있는 여러 개의 암술이 있다.
이런 모습을 두고 식물학자들은 원시적인 꽃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원시식물이라고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1억 4천만 년 전, 넓은잎나무들이 지구상에 첫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
나타났으니 원시란 접두어가 붙을 만하다.
가지 꼭대기에 한 개씩 커다란 꽃을 피우는 고고함으로나 순백의 색깔로나
높은 품격이 돋보이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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