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3. 21:40ㆍ나비와 곤충
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지만 이른 장마로 이어진다면
낭패다 싶어 서둘러
붉은점모시나비를 만나러 길을 재촉한다.
콧바람이나 넣고 오자고 출발하지만 실은 나비를
담는 것을 모를 리 없는 마누라님 순순히 따라나서 주니
이리 고마울 수가.
여름도 놀랄만한 터무니없이 더운 날이다.
붉은점모시나비 서식지로 올라가 보니
먼저 와 기다리는 진사님들 아침부터 지금까지
붉은점나비 그림자도 못 보았단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려는 듯 몇 년에 걸쳐 담은
붉은점모시나비를 보이며 전 세계에 이곳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이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준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겠지만 굳이 가격을 메긴다면
한 마리에 5억은 갈 거라며 일본 사람이 시도한
반출 실패에 관한 일화를 말해준다.
도착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딱 한 마리가 구세주보다 더 반갑게 나타나
서식지 주변을 맴돌며
앉기를 기다리는 진사님들 애간장을 녹인다.
앉아라 앉아 라는 바람이었을까?
기린초 위에 앉아 잠시 포즈를 취하고는
훌쩍 떠나버린다.
흡밀 하는 모습만 맛보기로 남기며..
잠시 후 또 다른 나비일까?
기린초에 순순히 앉는가 싶더니 털털거리며
또 달아나 버린다.
조금 기다리면 또 나타날 거라는 말이 무섭게
몸체를 띠뚱거리며 날아와 포즈를 취해주는 반가운 나비
주변분들 카메라의 셔터 소리 요란한데
아뿔싸!! 내 카메라가 작동을 멈춘다.
메모리에 문제가 생겼으니 해결하란다.
해결하려면 어렵게 담은 붉은 모시나비가 지워진단다.
절묘한 시간에 사고를 친 카메라
눈 앞에서 큰 고기를 놓친 마음이 이런 기분일까?
붉은점모시나비
학명:Parnassius bremeri
나비목 호랑나비과 모시나비속에 속하는 곤충. 산지나 평지의 나무가 별로 없는 풀밭에서 산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삼척과 경상남북도 일부 지역에 분포한다.
삼척의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2010년부터 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였고,
201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변경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Parnassius brem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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