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어느 쉼터에서

천일홍

제천시 어느 쉼터에서/오공

제천시내 중심가 어느 쉼터를 오른다

주변 아파트 한가운데

쉼터로 보이는 여기에

그 쉼터속의 꽃들은 배가 고픈가 보다

주민들이 모여 모여

구역을 나누어 가꾸면 될텐데

시청이나 동회의 손길만 기다리다가

목말라

지쳐 죽어가는 꽃들

주변 아파트들의 산소같은 쉼터인데

말라 비틀어진 꽃나무들

주민들 눈엔 안 보이는 걸까?

그냥 그런 곳인데

몇몇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이 

아픔을 품은 꽃들이지만

가을이 그리워

파란 하늘에 흰구름 그려내는 그곳에

 덩그런 의자에

 펑크난 양말의 나그네 드르렁 낮잠에  

꽃과 나비들이 촐싹거린다.

 몇몇 포기의 활짝웃는 꽃들이 겨우 겨우

 황량한 쉼터에 숨통을 열고 

낭만의 가을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유홍초

작은멋쟁이나비

옥잠화

나무수국

서양벌노랑이

   

고단한 나그네의 낮잠과

구멍난 양말이...

좀작살나무

나팔꽃

무궁화

우리나라 꽃인데

찾아보기 힘든 나라꽃

산사나무

쉼터내 장미터널이라는데

관리가 안되서인지 장미들이 말라 죽어가고

좀작살나무나 수국나무 외의 꽃들은

왠지 서글퍼 보인다.

 

주변의 몇몇 꽃들을 찾아 렌즈에 담았는데

그 모습들은 다 아름다워 보이지만

쉼터의 실상은 황량할 뿐이다.

닥풀

대추나무

가이즈카향나무 열매

제천시 보건소내의 가이즈카 향나무

네발나비

금불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