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는 살아있다.

2023. 7. 8. 09:24화당리

 

 

 

비 온 다음날 임도를 걷노라면 밤새 내린 비에 

  남아있는 물웅덩마다 잣나무와 푸른 하늘을

한아름 담고 있으니 이 보다 더 큰 호수는 없을 것 같다.

 

들꿩도 물과 먹이 찾아 임도를 서성거리는데

나그네 기척에도 두리번거릴 뿐 달아나지 않기에

카메라를 드는 순간 후다닥 날아가 버린다.

 

미용사들이 쓰는 가위가 산속에 가득한데

자세히 보니 우산나물 꽃에 가위를 꽂았는데 

처음 보는 순간  어.. 미용가위가 왜 거기에 있지? 

 

꽃 자체야 별로지만 수많은 가위를 만들어낸 꽃수술이

신비스럽고 낭만적이 아닌가?

가위를 그려낸  꽃술이 너무 멋있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아주 작은 거미가 쳐 놓은

거미줄에 실잠자리가 걸리자 빛보다 빠르게 달려드니

거미에 의해 명을 버리는 아찔한 순간이다.

 

파리매도 할 일이 없는지 풀을 붙잡고  앉아 망중한이다.

부채질하는 나비들이 산속을 시원하게 만들고

 

꽃을 보면 꿀을 따고 땅에선 미네랄을 즐기는데

새들과 바람 흐르는 계곡물 그리고 맴도는 향기로

산속을 건강하고 너무 멋지게 만든다.

 

 

 

 

 

 

 

 

 

 

 

 

 

 

 

 

 

 

 

 

 

 

 

 

 

 

 

 

 

 

 

 

 

 

 

 

 

 

 

 

 

 

파리매

 

 

배추흰나비

 

 

 

 

 

사향제비나비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 임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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