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3. 11:25ㆍ나의 글
두 달이 넘는 긴 장마
찔끔거리는 마른장마로 한동안 가뭄이 지속되더니
올 것이 온 듯 8월 들어 계속 내리기 시작한 비
구멍 뚫린 하늘에서 쏟아붓는 비로 온 나라에 고통을 안겨준다.
일년내내 내릴 것 같았던 비도 해님에게 미안했던지
슬며시 구름을 걷어내며 꼬리를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파란 하늘에 햇살을 그리며 움츠린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지만
갈 곳 잃은 수많은 수재민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지원에 나서야 할 정부와 정치권
대책은 어디로 가고 4대강이 문제냐 아니냐를 놓고 거친 말싸움에
수재민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우리가 이들에게 무엇을 기대를 해야 하나?
오랜만에 임도를 걷는 산책길에 나선다.
갈 곳 잃은 매미들만이 온 산이 떠나갈 듯 울어대고
산속에서는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며 많은 양의 비를 토해낸다.
임도를 덮치며 쓰러진 나무들 때문에 산책에 어려움도 있고
무더위로 습해진 산속 공기로 비 오듯 땀으로 힘은 들지만
나무와 야생화에서 뿜어내는 향기에 그나마 위안을 받는다.
산책을 하다 쓰러진 나무를 보며 퍼뜩 생각이 난다.
뿌리가 깊게 박힌 나무들은 거친 비바람에도 생명을 유지 하지만
뿌리가 약한 나무들은 여지없이 쓰러져 생을 마감한다.
이런 와중에 왜 정치인이 생각날까?
300여명이 넘는 국회의원 중 뿌리가 든든한 정치인은 눈을 씻고 보아도
거의 없고 가난한 국회의원도 찾아보기 힘드니 정치는 뒷전에
돈 버는데 귀신같은 사람들만 모여있는곳,국회가 아닐까?
여기에서 뿌리가 깊고 든든하다는 것은 정파적 정략적이 아닌
국민을 위한 국민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말하는 것.
국민이 어떻게 하면 편해질까? 공부하고 연구하고 법을 만드는
정말 우리들이 원하는 국회의원이 몇이나 있을까?
비바람이 치는 정국에서도 진정 국민의 편에 서서 일한다면 생명력이 길어질 텐데
정치적 거수기 노릇만 한다면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로 다음 선거에서는
쓰러져 길에 누워버린 소나무 같은 신세가 될텐데 말이다.
▲물결나비
▲큰흰줄표범나비
▲큰멋쟁이나비
2~3일 파란하늘에 서둘러 산책을 나섰지만
글의 주제가 될 나비를 만난다는 기쁨과 기대가 컸지만
위에 예시한 나비들만 나를 반길뿐 만나고 싶은 왕나비는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등골나물의 꽃은 시들어 가는데 왕나비는 나타나질 않으니
올핸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서 장마가 물러갔으면 좋겠고 수재민들이 하루빨리
본래의 생활로 복귀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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