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8. 23:14ㆍ카테고리 없음
하루도 가지 않으면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임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한결같이 찾았던 산이지만
이번 장마비로 인해 출석률이 저조했는데
장맛비를 고스란히 품은 산속
그 빗물을 토해내느라 사방팔방이 개울이 되어
걸어 다닐수 없을 정도다.
빗속에서 곤혹을 치룬 풀벌레들의 애간장 녹이는 소리
메뚜기들과 잠자리가 높낮이로 날아다니며
어수선한 산속에 희망가를 들려준다.
누구의 건섭도 받지 않은 칡덩굴이 지금 한창 꽃을 피우며
달고나 장수처럼 달콤한 향기를 온 산에 뿌려대며
어려움을 겪은 산속에 달콤란 희망을 안긴다.
비 온 흔적이라곤 계곡을 꽉 차게 흐르는 우레 같은 몰 소리와
임도를 막은 쓰러진 나무들이 고작일 뿐
더 이상의 물 벼락 맞은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멧돼지 새끼들과 고라니가 배고픔에 먹거리를 구하러
임도를 어슬렁 거리고 빗속에서 그동안 추웠던 뱀들이
추위를 녹이느라 임도에 꽈리를 튼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무탈한 산속에 안심하고 산책을 끝내는데 빗속에서
틈을 놓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린 양심불량 검은 손들
가정집에 있어야 할 쓰레기들은 왜 산속에 넘쳐날까?
왕자팔랑나비
줄꼬마팔랑나비
물결나비
애물결나비
백운면 화당리 임도에서
2022.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