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당리
임도를 지키는 가을 야생화
오공사공
2022. 8. 30. 22:20
며칠 빼꼼한 햇살에
활력을 얻은 심신
멋쟁이 가을을 맞으려 했는데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
하염없이 내린다.
하루 종일 징그럽게 내린다.
반짝 햇살 머그믄 과일들
며칠만 참아주면
좋은 곳으로 시집 갈텐데..
추석상에 빠질수 없는
붉은 분칠 사과가
분한듯 눈물을 뚝뚝 흘린다.
시금치 한단에
배추 한포기에 덩달아 야채들도
겁 없는 한 끼 밥값이라니
가뭄엔 금비로 칭송받지만
피 눈물 흘리는 통곡소리
서민의 아픔을 아느냐
일주일 후
대형 태풍이 물려 온단다.
무탈하게 비켜만 가 준다면
우리들 모두 두 손 모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네 죄를 사면하리라.
백운면 화당리 임도에서
2022.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