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머무는 언덕
아니 벌써 장마인가?
오공사공
2021. 5. 22. 17:58
하루가 멀다 하고 내리는 비
바가지로 퍼붓진 않지만
하루 걸이로 꽃들이 피로해 보인다.
불두화가 물기를 듬뿍 머금고
부러질세라
축 늘어진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올 처음 파안대소하는 작약
현란한 색감으로 등불을 밝히자
뜨락에선 박수로 환영하는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밤샘 비에
참고 견딘 미모는 팔불출 되고
벌과 나비도 외면하는 수모를 당한다.
신음소리가 그칠새 없는 뜨락
빗물을 가득 머리에 얹은 꽃들
죄 지은양 땅을 향해 조아리니 말이다..
비 맞은 꽃들이 망가졌어도
잘 참고 견뎌준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나그네가 사랑하는 그대들이여!
활짝 핀 장미 한 송이
어른이 되려는 다른 꽃송이도
비를 흠벅맞고 고개를 숙인다.
예쁘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하니 얼마나 섭섭할까
그대 마음의 슬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