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머무는 언덕
첫손님 오색딱다구리
오공사공
2020. 11. 18. 16:48
가을이 떠나가는데
오색딱따구리가 얼굴만 살짝 보여준다.
잠시 몇마리의 물까치 떼가 걸어놓은 곶감을 달라고 조른다.
행여 너희들에게 줄 곶감은 없다고 손사래에 요란한 짹짹소리로
나를향해 욕을 해댄다.
새들에게 내게 오라고 상차려 놓고 삼각대 세웠는데
한 마리도 얼씬하지 않는다.
아직은 먹거리가 많다는 이야기겠지만
오지 않는 너희들 때문에 내 맘은 타 들어간다.
남들처럼 멋지고 고상한 새들은 아니지만 올해 처음 담아 본
새들이기에 기쁜 맘으로 올려본다.
밋밋하고 보잘것 없는 새들 모습이지만 내겐 첫 손님이기에
두 팔 벌려 환영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