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이 피는 날
목련꽃이 피는 날/오공
잔인한 사월
소슬비가
목련꽃 봉오리에 내리며 사랑을 그려내고
고운향기 들킬라 고이 간직한
목련꽃이
큰 눈망울로 꽃잎을 열며 봄을 토해낸다.
사월의 신부처럼
하얀 면사포로
고운 자태 너울너울 사랑을 갈구하지만
생은 굵고 짧게 사는 거야 라는듯
달걀꽃잎 처절하게 떨구며
삼일천하
화려하게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봄은 내 사랑
내년에 하얀 면사포 쓰고
다시 올 거야!
비가 내린다.
비 맞으면 춥다고 웅크리지만
요놈은 히히 대며 웃음보를 터트린다.
활짝 웃음보를 터트려줄
단비에게
사랑을 보내는 꽃봉오리들
그 새를 못 참고 꽃봉오리를 살짝 연다.
어느 봄날에
분칠한 신부가 되어
꽃송이를 여는데
솔솔 바람에 향기가
그만 잠에서 깨어나 훨훨 날아간다.
목련/ 오순택
입안에
함빡 봄을 머금고 와서
푸우~ 푸우~
밷고있다
봄이
와르르 쏟아진다.
누군가 이 꽃을 보고
첫사랑을 간직한
소녀여! 라며
꼭 껴안을 것만 같다.
속내를 보이면 어떻게 하니?
신비스러워야지...
아름답다.
할 말을 잊었노라.
청순하다 못해
하얗게 꽃물이 들었다.
이 봄에 나 보다 더 큰 꽃이..
봄을 품은 꽃송이
나와 보라고
서로 마주 하지만
닮은 듯 닮지 않은 두송이
그리움만 더 해 가는데
내 사랑은 어디에
그리움만 쌓이는데
저 멀리
개나리가
나를 반긴다.
이제 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
꽃잎이 쳐져만 가는데
이 아름다움을 어이할꼬?
대화의 의미/김상현
목련이 일찍 피는 까닭은
세상을 몰랐기에
때 묻지 않은 청순한 얼굴로 드러내 보임이요
목련이 쉬 지는 까닭은
절망했기 때문이요
봄에 다시 피는 까닭은
혹시나 하는 소망 때문입니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
올해 화사하고 청순하게
왕림 해 주신 목련꽃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봄을 가득 담을 수 있었네
내년에도 향기 가득 담아
발길 머무는 곳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햐얀 사랑으로 왕림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