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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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마당 파피아 교육농장 찾는날
반죽에 색소를 넣고 조물락 솜씨로 태어난 앙증스러운 모습들 오분속에서 10분이 지나면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각자의 손 재주로 만든 쿠키가 선을 뵌다. 그 모습에 빠지는 황혼들의 깔깔거림속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흥마당 단원들 이렇게 행복을 만들어 보았다. 제천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촌체험에 참가한 11명의 흥마당 단원님들과 여타 분들 충북 충주에 위치한 파파이 교육농장을 바쁘게 만든다. 평생을 배 농사만 짓던 농부 아버지가 백발을 남기고 이제 좀 쉬러 긴 여행을 떠난 곳 그래서 이곳의 이름을 "아버지"라 지었다고 하는데 papai는 아버지라는 뜻의 외국말이라 한다. 지금은 여성 3대가 이 농장을 이어받았는데 배 농사에 이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교육농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며 하루..
2022.12.31 -
나그네의 겨울나기
동장군 앞에선 나그네도 나목들도 한 없이 서럽고 추워도 너무 춥고 10년간 경험해 보지 못한 발목을 덮는 눈이 한없이 내린다. 설경이라 했던가? 설국이라 불러야 할까? 먹이 찾아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의 발자국만이 흔적을 남기는 혹독한 겨울이지만 제무시(GM)가 실어온 참나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서울서 내려온 며느리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가 놓으니 저온 창고가 배부르다 춤추고 의정부 친구가 보내온 철원 오대쌀 한가마(80kg) 겨우내 땔 참나무와 김치로 걱정할 게 없는데 나그네가 사랑하는 개 곰순이는 3채나 되는 집마다 외면한 체 눈 위와 황토땅 위에서 즐기니 영하 18를 넘나드는 눈 속을 좋아하는 곰순이의 기행이 걱정거리이고 전 국민과 나그네 가족들의 건강과 기린 목으로 기다리는 봄 아지랑이일 것이다. 실..
2022.12.24 -
흥마당이 바람 난 날
귀촌하신 분들이 풍물교실에서 만나 동호회가 된 흥마당의 단합대회 날이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여행 전주 한옥마을로 가기 위해 모인 회원님들 소풍 떠나는 아이들처럼 설렘이 보인다. 12월 12일 12명으로 구성된 흥마당 회원님들 12란 글자가 왠지 행운을 갖다 줄 것 같은 여행길 서너 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전주 한옥마을 전주는 비빔밥이 유명한 곳이니 펜션에 들린 후 점심은 "한국관 본점"을 찾았는데 맛에 실망했던 나그네가 찾았던 옛 그 집인 것 같다. 외국 사람들에겐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맛집인지 몰라도 나그네 입맛을 사로 잡기엔 뭔가 빠진 듯한데 사람들이 몰리니 나그네 입맛에 문제가 있는것은 아닐까? 첫날 저녁은 "복막걸리" 집이다. 낙서가 벽을 장식한걸 보면 소문난 맛집으로 막걸리 냄새가 진동하는 ..
2022.12.15 -
함박눈이 내린 오후
겨울다운 눈이 먹먹한 듯 앞이 안 보일 듯 온 대지를 하얗게 그려낸다. 미칠 듯 내리던 눈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을 열며 햇살을 쏟아낸다. 산수유도 잔설을 움켜잡고 애태우지만 인정사정없이 녹아 내는 눈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눈보라였는데 쌓인 눈에 쌍심지를 켠 해님 그려낸 수채화에 심술을 부리는구나 눈이 녹아내리는 주변에 허허실실 채색된 나목이 주변 외로움을 달래듯 세상이 하얀 멋진 날에 바람이 잦아든 팔랑개비도 외롭게 두서너개 돌고 있지만 눈이 녹아 쓸쓸한데 텅 빈 새 집에 형형색색 주인 잃은 빈 의자만이 쓸쓸함을 더해준다. 백운면과 봉양읍에서 2022.12.6. 담다.
2022.12.09 -
백운면 풍물반(흥마당) 회원님들 회식 날
매주 월요일 복지회관에서 풍물 연습하는 "흥마당" 풍물팀 꽹가리와 장구 북이 어우러져 신나게 흥이 넘치는데 12월을 알리듯 눈보라가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다. 월 초 회식 날이라 풍물 연습을 끝내고 한 달 전부터 예약된 회원님 비닐하우스로 삼삼오오 몰려 가는데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화목난로에서 구워낸 군고구마가 주름살도 멋져 보이는 회원님들 코를 벌룸 거리게 만든다. 온갖 솜씨로 차려놓은 음식들 삼겹살이 노릿하게 익어가자 비호 같은 젓가락 솜씨에 화목난로 위에서 구어지는 삼겹살이 무섭게 사라진다. 모처럼 만남에 이야기 꽃을 피워내고 추위를 녹이는 구수한 된장국 맛 자랑에 주인장 어께가 춤을 춘다. 비닐하우스지만 민속박물관처럼 어린 시절에 보았던 옛 물건들이 모여 모여 귀한듯 눈을 즐겁게 하는데 주인장..
2022.12.06 -
섶다리 풍경
자글 자글 끓는 민물 매운탕을 너무 맛있게 먹는다. 야심한 밤에 잠잠하던 식탐이 폭발한다. 요사이 먹방이 인기가 있는지 TV 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9월경 물매화를 담고 오던 중 시골 분위기에 허름해 보이는 강가의 민물 매운탕집에 들렸고 생각보다 맛있게 먹었 다음에 다시 오겠다 했는데 나그네가 살고 있는 주변에 민물 매운탕집이 없어 9월경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번개처럼 떠 오른다. 다음날 강가의 민물 매운탕집으로 달려간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한 시간 넘게 달려 찾았는데 겨울엔 손님들이 없어 장사 no란다. 길가 간판엔 영업 중이라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다. 강가에 솔잎으로 장식된 Y자 다리가 보인다. 순간 며칠전 불친님이 올려주신 섶다리 생각이 난다. 여기인가? 밥 먹는 것도 잊고 몇 발자국을 옮..
2022.12.01